이날 오후 1시 시작된 제142회 원안위 정례회의는 오후 5시 현재까지 가동 허용 여부에 대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토론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위원은 신한울1호기의 기술적 불완전성을 거론했다. 이병령 위원은 “가동 중인 다른 원전에 적용된 세라컴의 PAR은 독일 시험기관 검사 결과 불량이라는 게 밝혀졌다”며 “신한울 1호기에 장착된 PAR(KNT 제조)에도 문제가 없는지 정밀하게 검증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사고는 한번 일어나면 나라의 기둥이 통째로 흔들린다”며 “언제든지 사고가 날 수 있다는 비관론적 시각으로 거듭된 검증을 해야 원전의 안전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환경운동연합 소속인 하정구 위원은 “냉각기 안전성의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호철 법무법인 유한 변호사 등 다른 위원들은 화재 위험에 대한 PSA(확률적 안전성 평가)가 미흡하고, 항공기 충돌 위험 평가가 부실한 점 등을 문제삼았다.
신한울 1호기 공사가 시작된 것은 2010년 4월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14년 12월 1일 운영 허가를 신청했고, 2018년 4월 가동할 예정이었지만 준공은 지난해에야 이뤄졌다. 원안위는 신한울1호기 운영허가 관련 보고를 작년 11월부터 13차례 받았다. 일각에선 허가가 지연되는 게 정부의 탈원전 정책 때문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번 원안위는 김 총리가 지난달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완성 단계인 원전을 아무 일도 안 하고 그냥 묵히는 문제는 빨리 정리해야 한다”며 원안위에 허가 승인을 요청하겠다고 밝힌 뒤여서 관심이 모아졌다.
신한울 1호기는 경북 울진에 지은 발전용량 1400㎿급 한국형 원전으로 작년 4월 완공됐다. 계속되는 운영허가 지연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매달 45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수원에 따르면 신한울 1호기가 계획대로 정상 가동됐을 때 예상되는 연간 발전량은 899만8535㎿h, 발전 수익은 연간 5400억원에 달한다. 신한울 1, 2호기 시운전 담당 인력은 지난해 기준 382명, 이들의 인건비는 연간 366억원이다.
이해성/이지훈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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