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전투기·보잉737 정비…KAEMS, 내년까지 일감 꽉찼다

입력 2021-07-11 17:31   수정 2021-07-12 00:44


지난 9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에서 자동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한국항공서비스(KAEMS). 축구장 면적보다 넓은 1만976㎡ 규모의 민항기 정비동에선 제주항공 보잉 737기의 항공정비(MRO)가 한창이었다. 정비사들은 날개 엔진과 바퀴를 연신 들여다보며 이상이 없는지 살폈다. 제주항공 브랜드 색깔인 오렌지색 도색 작업도 진행되고 있었다. 인근 작업장에선 해병대 상륙기동 헬기인 마린온과 KF-16 전투기 등 군용기 정비도 이뤄지고 있었다.

국내 최초의 정부 지정 MRO 전문기업인 KAEMS가 이달 말 출범 3주년을 맞는다. 정비(maintenance)·수리(repair), 분해점검(overhaul)의 각 앞글자를 딴 MRO는 항공기 유지·관리를 위한 핵심 항공산업이다. 하지만 격납고와 장비 등 초기시설 투자비용이 많고, 국제인증이 까다롭기 때문에 해외 외주 비중이 높다.

2019년 기준 국내 MRO 시장 규모는 2조7621억원으로, 이 중 절반에 육박하는 1조2580억원(45.5%)은 외국 업체에 맡기고 있다. 정부는 2015년 1월 국부의 해외 유출을 방지하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국내 MRO 기업을 설립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심사를 거쳐 2017년 12월 KAI가 항공 MRO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듬해 7월 KAI를 주축으로 한국공항공사, BNK금융그룹 등 9개사가 KAEMS를 출범시켰다.

이달 기준 KAEMS 정비인력은 200여 명으로, 3년 전 설립 당시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지만, 대한항공 MRO 인력(1900여 명)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러나 정비 실적 등 성장 속도는 매우 빠르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코로나19로 항공산업은 침체에 빠져 있지만 안전 문제 등으로 MRO는 계속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매출도 2019년 61억원에서 올해 210억원으로 세 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KAEMS는 제주항공과 티웨이항공 등 국내 저비용항공사(LCC)를 주요 고객으로 확보했다. 지난 5월엔 기존에 보유한 보잉 B737에 이어 추가로 에어버스 A320 정비인증까지 확보했다. A320은 국내 LCC가 대부분 보유한 기종이어서 추가 수주 확대가 예상된다. 고이근 KAEMS 사업실 상무는 “2019년 2월 제주항공의 B737 정비가 시작된 지 2년4개월 만인 지난달 50호기 민항기 정비 실적을 거뒀다”며 “올해 말까지 누적 정비 80대, 내년 상반기엔 100대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AEMS는 한국 공군의 KF-16뿐 아니라 주한·주일 미군 공군의 F-16 정비도 맡고 있다.

보잉 737 기준으로 MRO는 통상 10~15일이 소요된다. 50명이 2교대로 8시간씩 돌아가면서 엔진 정비부터 도색, 객실 정비 등 항공기 곳곳을 점검한다. 항공기 리스 기간이 끝나 소유주에게 초기 상태로 원상회복시켜 돌려주는 반납정비도 반드시 MRO를 거쳐야 한다. 고 상무는 “MRO를 한 번 거치면 항공기가 새롭게 태어난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날 폭우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민항기 정비동 인근에선 2019년 6월 착공한 2단계 MRO 산업단지 공사가 한창이었다. 지난달 말 기준 공정률 55%로, 내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착공되는 3단계 사업도 연내 사전 행정절차가 마무리된다. 정부는 2027년까지 3469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31만1880㎡에 달하는 MRO 산업단지를 사천에 조성할 계획이다. 조연기 KAEMS 사장은 “국내뿐 아니라 해외 MRO 물량 수주도 대폭 늘려 2025년 2000억원, 2030년 1조원 매출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천=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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