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록뱀미디어(초록뱀)가 보유 현금을 활용해 드라마 제작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초록뱀은 지난 9일 엔투텍이 발행한 운영자금 목적의 100억원 규모의 제15회 무기명식 사모 전환사채(CB)에 투자했다고 12일 밝혔다.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콘텐츠에 대한 폭발적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제작사들의 역량을 모아 K-드라마 수출을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투자는 엔투텍이 지난해 합병한 연예 매니지먼트 및 드라마 제작사 에이스팩토리와의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다.
엔투텍의 사업부인 에이스팩토리에는 김아중·이시영 등 39명이 배우들이 소속돼 있으며, 2019년 '자백' '생일편지', 2020년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비밀의 숲' 등의 드라마를 제작했다.
또 엔투텍은 올해 6~7월에 총 300억원 규모의 드라마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6월 아크미디어와 160억원의 드라마 제작을 체결한데 이어 지난 1일 최근 JTBC와 144억6300만원 규모의 드라마 '인사이더' 제작 계약을 체결했다.
초록뱀은 엔투텍을 비롯해 국내 상장 드라마 제작사들과 연합 전선을 구축할 계획이다. 최근 드라마 시장은 OTT에 대한 콘텐츠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다량의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제작역량의 주용성이 부각되고 있다.
특히 글로벌 OTT들은 드라마, 영화뿐만 아니라 시트콤,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를 원하고 있다. 초록뱀은 자체 제작뿐 아니라 공동 기획, 투자를 통해 콘텐츠 제작 리스크를 낮추고, 다양하고 방대한 글로벌향 콘텐츠를 확보할 계획이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드라마 사전 제작을 위한 제작비 확보를 할 수 있다. 콘텐츠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가운데 OTT들의 오리지널 작품은 사전 제작으로 만들어지고 있어서다.
초록뱀은 현재 630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이와는 별도로 단기간에 현금화 가능한 자산도 1000억원 가량 보유하고 있다. 또 오는 9월30일 최대주주인 초록뱀컴퍼니가 200억원의 유상증자에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초록뱀은 이러한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자체 제작 및 공동 제작에 있어서 사전제작의 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원영식 초록뱀그룹 회장은 "엔투텍 외에도 파트너십을 맺을 수 있는 여럿 중소 연예기획 및 드라마 제작사와 투자를 논의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IP) 확보 및 콘텐츠 사업 강화를 위해 보유 현금를 활용한 시너지를 극대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텐트폴 드라마를 기획 중인 제작사가 여럿 있지만, 정작 제작 단계에서 자금난을 겪는 경우가 있다"며 "국내 제작사들의 제작 역량을 한데 모아 글로벌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겠다"고 덧붙였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