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온라인으로만 열리는 NFT 작품 전시도 있다. 서울옥션의 자회사인 프린트베이커리는 가상화폐 이더리움을 기반으로 한 메타버스 ‘크립토복셀’에서 가상의 섬을 구매하고 이곳에 3층 규모의 갤러리를 열었다. 올 상반기 동안 총 200만달러 상당(12점)의 NFT 작품을 판매한 미스터미상, 3D아티스트 김그륜 등 작가 27명이 전시에 참여했다. 전시는 오는 25일까지.
디지털 이미지 또는 영상 형태로 작품을 발표해오던 작가들은 NFT의 등장을 반기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서울 삼청동 PKM갤러리에서 ‘1999 코디 최+NFT’ 전시를 열고 있는 ‘디지털 아트의 선구자’ 코디 최(60)가 대표적이다. 그는 1999년부터 이미지 파일들을 데이터베이스(DB)로 만든 뒤 이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여왔다. 최 작가는 “오랜 세월 디지털 아트를 해왔는데 그동안 작품 판매는 물론 전시하기도 어려웠다”며 “NFT 시장이 열리면서 디지털 작품의 진본성을 인정받을 수 있게 돼 감개무량하다”고 말했다.
다만 최근 NFT 시장에 낀 거품은 경계해야 한다는 게 최 작가의 경고다. 그는 “최근 NFT 형태의 작품을 보면 상당수는 미학적 토대가 결여돼 있다”며 “가상화폐 급등으로 NFT 작품의 가격이 뛰면서 많은 젊은 작가들이 현혹되는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가상세계에만 존재하는 창작물이 무엇인지에 대한 미학적 고민 없이 돈만 좇다 보면 NFT 시장과 함께 디지털 아트라는 장르까지 몰락할 수 있다는 우려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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