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세대 D램' 양산

입력 2021-07-12 17:26   수정 2021-07-13 00:56

SK하이닉스가 극자외선(EUV) 노광공정으로 10나노(㎚·1㎚=10억분의 1m)급 4세대(1a) D램(사진) 양산에 성공했다. 미국의 마이크론에 이어 SK하이닉스까지 뛰어들면서 4세대 D램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10나노급 4세대 미세공정을 적용한 8Gb(기가비트) LPDDR4 모바일 D램의 양산을 이달 초 시작했다고 12일 발표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EUV 공정 기술을 활용한 신제품”이라며 “올 하반기 복수의 스마트폰 제조사에 공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D램에 EUV 공정 기술을 적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에서는 SK하이닉스가 양산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EUV 공정 수율을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마이크론의 4세대 D램은 EUV 공정 없이 불화아르곤(ArF) 공정만으로 생산되고 있다. 4세대 D램은 웨이퍼당 생산성이 높다. 선폭이 얇아 그만큼 칩을 작게 만들 수 있다. 1a는 전자가 흐르는 회로의 너비인 선폭이 15㎚ 미만이라는 의미다. 신제품은 이전 세대(1z·10㎚ 중반)의 같은 규격 제품보다 웨이퍼 한 장에서 얻을 수 있는 D램의 양이 약 25% 많다.

신제품은 LPDDR4 모바일 D램 규격의 최고 속도(4266Mbps)를 안정적으로 구현하면서도 기존 제품 대비 전력 소비는 약 20% 적다. LPDDR4는 올해 기준 D램 시장 비중의 75%를 차지하고 있는 규격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10월 세계 최초로 출시한 차세대 D램인 DDR5에도 내년 초부터 1a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본격적인 4세대 D램 시대가 열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기업들은 수율이 90% 정도 올라왔을 때 신기술을 발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마이크론은 70~80% 수준의 수율을 달성한 뒤 양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반도체 전문가들은 기술 리더십의 관건을 EUV로 보고 있다. EUV 공정은 초기 투자 비용이 상당하지만 불화아르곤을 쓸 때보다 공정 단계를 줄일 수 있다. 수율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서면 EUV 공정이 훨씬 유리하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가 2025년까지 EUV 장비 구입에 4조7549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박재근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 교수는 “삼성전자는 2019년부터 EUV 공정을 도입했고, SK하이닉스도 이번 4세대 D램을 통해 EUV 공정 기술력을 증명했다”며 “EUV 공정을 활용한 제품이 D램 시장의 대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빈 기자 lsb@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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