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크 조코비치(34·세르비아)가 남자 테니스 역사를 새로 쓰고 있다. 세계랭킹 1위인 조코비치는 윔블던을 제패하며 메이저대회 남자 단식 통산 20승 기록을 세운 데 이어 ‘캘린더 그랜드슬램’은 물론 남자 테니스 최초의 ‘골든 그랜드슬램’에도 한 발 더 다가섰다.
조코비치는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윔블던 테니스대회(총상금 3501만6000파운드·약 549억9000만원) 남자 단식 결승에서 마테오 베레티니(9위·이탈리아)를 3-1로 물리치고 우승 상금 170만파운드(약 27억원)를 챙겼다. 메이저대회 단식에서 거둔 20번째 우승으로, 로저 페더러(40·8위·스위스)·라파엘 나달(35·3위·스페인)과 함께 이 부문 공동 1위에 올랐다. 윔블던에서는 3연패이자 통산 여섯 번째 승리다. 페더러(8회)와 피트 샘프러스(7회·미국)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이 우승한 선수가 됐다.
호주오픈, 프랑스오픈에 이어 윔블던까지 휩쓸면서 조코비치는 올해 열린 3개 메이저대회를 제패했다. 다음달 30일 시작하는 US오픈까지 우승하면 1년에 4개 메이저를 모두 석권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지금까지 남자 단식에서는 1938년 돈 버지(미국), 1962년과 1969년 로드 레이버(호주) 등이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기록했다. 조코비치가 오는 23일 개막하는 도쿄올림픽에서까지 우승하면 남자 테니스 사상 처음으로 4대 메이저와 금메달을 독식하는 ‘골든 그랜드슬램’을 이루게 된다.
이날 경기에서 조코비치는 1세트 초반 경기 흐름을 주도하며 게임스코어 5-2로 앞서기도 했지만 베레티니의 추격이 시작되면서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를 이기며 다시 흐름을 가져왔다. 2세트 초반에는 5-1로 앞서가다 내리 3게임을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지만 10번째 게임에서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압도적인 승리를 거둬 세트스코어 1-1을 만들었다. 이후 3, 4세트를 내리 따내 우승을 확정지었다.
조코비치는 우승 직후 인터뷰에서 도쿄올림픽 출전 가능성에 대해 “지금 내 생각은 반반으로 나뉘어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도쿄올림픽이 사실상 무관중 대회로 열리고, 코로나19로 엄격한 방역 수칙이 적용되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나달은 이미 올림픽 불참을 선언했고, 페더러는 출전 여부를 아직 밝히지 않은 상태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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