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금은 월 적립 한도가 10만원 안팎이지만 금리가 연 10%에 달하는 상품도 나오고 있다. 고려저축은행과 키움예스저축은행의 오픈뱅킹 정기적금 금리(1년 만기 정액적립식 기준)는 연 10%다. 진주저축은행(연 8.21%), 평택상호저축은행(연 8.0%), DB저축은행(연 6.9%) 등도 고금리 적금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시중은행이 0%대 금리를 제공하면서 비교적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에 돈이 몰렸다. 지난 4월 기준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83조7121억원으로, 1년 전(68조1534억원) 대비 15조원 넘게 늘었다. 그 이전 1년간 증가폭이 8조5000억여원이었던 점을 감안할 때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돈이 너무 몰리자 수신금리를 낮춰 왔다. 작년 말 연 1.90%였던 저축은행 평균 예금금리(1년 만기 기준)는 지난 5월 연 1.61%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지난 6월 연 1.64%로 반등하더니 이달 연 1.86%로 뛰어올랐다.
공모주 청약 ‘슈퍼위크’ 등 하반기에 예정된 이벤트를 감안해 저축은행이 미리 금리를 조정하고 있다는 평가도 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크래프톤 등 ‘대어(大魚)’ 청약을 위해 예금통장에서 돈을 빼는 고객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예대율 관리와 공모주 청약 환불금 유치 경쟁 등을 위해 선제적으로 금리를 올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저축은행 대표는 “암호화폐와 주식 등 투자로 최대 세 자릿수 이상 기대 수익률을 맛본 2030세대는 저축은행이 아무리 수신금리를 높여도 이를 ‘고금리’로 인식하지 않고 있어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한때 코인과 주식 투자를 위한 대기자금 운영 목적으로 저축은행의 파킹통장이 2030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장이 하락세를 보이면서 이마저도 시들해졌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