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하얀 라운지와 둥그런 테이블이 고객을 맞는다. 금융 성격유형지표(MBTI) 검사를 통해 알맞은 금융상품을 추천받고, 태블릿 PC를 통해 금융 보고서를 읽거나 전문가 강연을 들으며 대기한다.
12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시청역 인근에 문을 연 신한은행 서소문 ‘디지로그(digilog)’ 브랜치(사진)에 들어선 소비자들은 연신 “여기 은행 맞나요”라고 물었다.
신한은행은 이날 서소문을 비롯해 서울 신한PWM목동센터, 인천 남동중앙금융센터 등 세 곳의 디지로그 브랜치를 열었다. ‘애플 스토어’와 같은 일종의 플래그십 점포로, 디지털 금융의 편리함과 대면 서비스의 감성을 합친 ‘새로운 미래금융공간’을 보여주려는 시도다.
신한은행은 점포별로 지난 10년 동안의 영업점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도출한 ‘소비자 여정’ 따라 점포를 구성했다. 금융 MBTI 검사, 우리동네 흑백사진관’ 등의 콘텐츠가 마련된 ‘고객 경험 존’을 거쳐 스마트 키오스크로 안내된다. 은행 업무의 대부분을 해결할 수 있는 디지털 기기다. 이순한 신한은행 서소문지점 수석은 “소비자의 디지털 금융 활용 수준을 높이기 위해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대출 예금 청약 등의 업무에 대해선 화상상담 창구를 통해 본점 은행원으로부터 실시간으로 상담받을 수 있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컨설팅 라운지에서 더 심화한 금융서비스도 제공한다. 본점 투자자산전략부의 전문가들을 화상으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기존에 일부 자산관리(WM)점포에서만 제공해왔다.
서비스를 지점 특색에 맞게 달리한 것도 특징이다. 기업고객과 개인사업자가 많은 서소문 지점엔 ‘소호(soho)’ 전용 컨설팅 라운지를 마련했고, 기업고객이 주로 찾는 남동중앙금융센터에는 국가지원사업, 파생 상품 등 기업 전용 콘텐츠를 배치했다. 신한PWM목동센터에는 금융정보와 함께 아트 큐레이션, 미술경매, 와인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고객경험(CX) 테이블을 뒀다.
신한은행은 디지로그 브랜치를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잇는 ‘테스트 베드’로 삼아 전 은행으로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진옥동 신한은행장은 “디지털 기술과 인간의 감성이 결합된 디지로그 브랜치는 빅테크와 차별화한 신한은행만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훈/빈난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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