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거론 美에 또 발끈한 北

입력 2021-07-12 17:49   수정 2021-07-13 01:29

북한이 인도주의 지원을 구실로 인권 문제를 들먹이지 말라며 미국을 비판했다. 북한이 “내정 간섭”이라며 인권 문제에 또다시 민감하게 반응함에 따라 대북 지원은 거부한 채 ‘자력갱생’을 강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외무성은 11일 홈페이지에 강현철 상급연구사 명의의 글을 싣고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 문제를 거론할 때마다 외우곤 하는 인권 문제는 다른 나라에 대한 내정간섭을 실현하기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며 “미국이 인도주의 지원을 인권 문제와 연관시키는 속심이 주권국가에 대한 압박을 합법화하고 불순한 정책적 기도를 실현하려는 데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도주의 지원은 그 어떤 경우에도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악용되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팔레스타인 등 미국이 경제적 지원을 중단·취소했던 국가들의 사례도 들었다. 북한 외무성은 “많은 나라는 미국의 ‘원조’와 ‘인도주의 지원’에 많은 기대를 걸다가 쓰디쓴 맛을 봤다”며 “미국의 인도주의 지원이란 다른 나라들을 정치·경제적으로 예속하기 위한 도구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 내 총기 범죄와 인종 차별 등을 언급하며 역으로 미국의 인권 문제를 비판하기도 했다.

미국의 대북 인도적 지원 가능성이 언급되는 가운데 북한이 미국을 비판하고 나서며 인권 문제가 협상의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무부는 지난 6일 대북 식량 지원 사업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의에 “북한은 계속해서 자국민을 착취하고 주민들로부터 자원을 빼앗아 불법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개발로 전용하고 있다”고 북한 인권 문제를 비판한 바 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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