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여 명에 달하는 학생과 학교 종사자 등이 집결하게 될 한예종의 이전 부지 선정 작업은 9월 이후 본격화할 전망이다.
박 구청장은 “오 시장에게 송파구 한예종 유치 예정지의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시급하다는 의견을 낼 것”이라며 “경쟁력이 높은 지역인 만큼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해당 부지는 50년간 개발제한구역이었지만 비닐하우스, 농작물 등이 훼손돼 개발제한구역으로서 보존 가치가 낮다는 게 송파구 측 설명이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연구용역을 통해 한예종 학생 및 교직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선 93.2%가 송파구를 선호했다. 송파구는 한국체육대, 올림픽공원, 전시관 등 문화·체육 인프라가 풍부하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향후 잠실국제교류복합지구 차원에서 글로벌 문화예술 연계가 가능할 것이란 설명이다. 또 서울 지하철 2·3·5·8·9호선 등이 다니는 등 교통 접근성이 높은 것도 장점으로 꼽는다. 송파구는 한예종 유치를 확정하면 ‘유치추진단’을 구성해 도시계획, 토지보상, 학교 건축 등을 총괄 지원할 계획이다.
송파구와 함께 한예종 유치에 뛰어든 곳은 고양시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행복주택 1000가구를 한예종 기숙사로 제공하겠다”는 ‘파격 제안’을 내놨다. 고양시는 지역 문화공연시설을 한예종에 개방하고, 한예종 오케스트라와 발레단을 창단할 계획도 세웠다.
킨텍스 전시장 등 관련 인프라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도 고양시의 장점으로 꼽힌다. 고양시는 2024년까지 킨텍스 2단계 지원부지에 콘텐츠 IP를 출판, 영화, 방송, 웹툰, 게임 등과 결합한 ‘IP융복합 콘텐츠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지난 3월 문체부에서 주관한 공모에 선정돼 국비 109억8000만원을 지원받았다.
경기 과천시도 한예종 유치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과천시는 도시계획변경 절차 및 각종 인허가를 지원하겠다면서 유치 경쟁에 발을 들여놓고 있다. 송파구를 제외한 지자체들은 “서울 쏠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송파구가 아닌 다른 지역에 유치 기회를 줘야 한다”며 지역 불균형 완화 논리를 앞세우고 있다.
문체부는 2000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예종 캠퍼스 기본 구상 및 확충방안 연구’를 주제로 용역을 시행했다. 문체부는 오는 9월께 부지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최종 선정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한예종은 12월까지 ‘한예종 발전전략 수립 추가 용역’을 시행한다.
자치구 관계자는 “한예종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송파구, 고양시, 과천시 중 아직 유력 후보지로 부각된 곳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올 10~11월이 유치 경쟁력을 내보일 마지막 기회”라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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