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제약에 우루사만 있다고? [김은정의 기업워치]

입력 2021-07-13 08:53   수정 2021-07-13 08:58

≪이 기사는 07월12일(08:14)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로 잘 알려진 대웅제약의 재무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내 소송이 일단락되면서 영업 수익성 회복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어서다. 여기에 대규모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면서 잉여현금흐름도 개선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아지고 있다.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올 1분기 매출 대비 이자·세금 차감 전 이익(EBIT)은 8.4%를 기록했다. 2019년엔 4%, 지난해엔 1.6%였다. 영업이익률 뿐 아니라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마진도 상승세다. 대웅제약의 올 1분기 EBITDA 마진은 12.2%를 나타냈다. 2019년엔 7.6%, 지난해엔 5.5%였다.

대웅제약은 2002년 대웅으로부터 의약품 생산·판매와 연구개발 부문이 분할돼 설립됐다. 연구개발에 적극적으로 투자한 덕분에 대형 품목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탄탄하게 갖추고 있다.

브랜드 인지도가 높은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를 비롯해 보톨리눔 톡신제 나보타, 당뇨병 치료제 다이아벡스, 고지혈증 치료제 크레스토 등 다수의 대표 품목을 보유하고 있다. 2001년엔 당뇨성 족부 궤양 치료제 이지에프가 국산 신약 2호로 허가를 받기도 했다. 2017년엔 한올바이오파마와 공동 연구개발한 안구 건조증 치료제와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가 기술 수출됐다.

제약사 중 연구개발비 투자가 많은 편인 데다 연결 대상 종속법인인 한올바이오파마의 연구개발 파이프라인 덕분에 연구개발 역량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웅제약은 수익 기여도가 높은 품목이었던 위장약 알비스 판매 중단과 나보타 관련 미국 국제무역위원회 소송 비용이 대규모로 발생하면서 지난해 수익성이 저하됐다. 또 연구개발이 확대된 것도 수익성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19~2020년 소요된 소송 비용은 527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604억원 줄었는데 연구개발비는 오히려 53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올 들어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올 2월 나보타 소송 관련 메디톡스, 앨러간, 에볼루스 등 3자 합의가 체결돼 미국 내 소송이 일단락됐다.

김승언 한국기업평가 연구원은 "올 1분기 소송 비용이 축소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이익 기여도가 높은 나보타의 수출 증대에 따라 외형과 이익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어 "나보타의 국내 소송 등을 위해 소송 비용 지출이 이어질 수 있지만 과거에 비해 규모가 제한적일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로 나보타 수출국 다변화가 이뤄져 수익성을 견인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입 부담도 축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오송과 나보타 신공장의 본격적인 가동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영업현금흐름을 창출할 전망이라서다. 대웅제약은 안정적으로 총영업활동현금흐름이 나오고 있지만 대규모 자본적 지출이 이어져 잉여현금흐름 창출이 제한되고 있다. 올 1분기 대웅제약의 잉여현금흐름은 마이너스(-)156억원이다. 올 3월 말 기준 대웅제약의 총차입금은 4451억원이다. 2019년 말만 해도 4000억원을 밑돌았지만 지난해부터 4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신석호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파트너사인 에볼루스에 대한 자금지원 부담이 있지만 유형자산과 투자부동산이 장부가로 각각 391억원, 804억원"이라며 "보유 자기주식 가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로서 금융시장 접근성 등 재무적융통성 등을 감안할 때 현재 신용도에 맞는 재무안정성 유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대웅제약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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