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국무위원회연주단 성악배우 김옥주가 '인민배우' 칭호를 받았다. 인민배우는 북한 내 예술계 최고 칭호다.
1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창작자와 예술인에게 명예 칭호와 훈장 등 국가 표창 수여식을 진행하고, 기념촬영을 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에서 인민배우 칭호가 수여 된 건 2015년 이후 6년 만의 일이고, 30대가 받게 된 건 이례적인 일이라는 점에서 김옥주에게 더욱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동신문이 수여식 소식과 함께 공개한 사진에서 김옥주는 김정은 위원장 어깨에 손을 올리고, 몸을 밀착해 허리에 기대는 포즈를 취해 눈길을 끈다. 또 다른 사진에서도 김 위원장 옆에 자리하면서 북한 내 위상을 드러냈다.
김옥주는 2018년 2월 평창올림픽 때 공연, 같은 해 평양에서 열린 남북 합동 공연 때 심지연관현악단 소속으로 무대에 오르며 한국에서도 얼굴이 알려졌다. 특히 가수 이선희와 함께 'J에게'를 열창해 화제가 됐다.
심지연관현악단은 사라졌지만 김옥주는 여전한 위상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2월 김정일 생일인 '광명성절' 기념공연 때엔 김 위원장이 김옥주에게 앙코르를 2번이나 요청했다.
뿐만 아니라 김옥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뮤직비디오 형식 영상물이 제작되기도 했다. 북한 내에서 특정 가수의 뮤직비디오가 나오는 건 일반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김옥주의 위상을 엿볼 수 있다.
또 지난달 김 위원장이 참석한 국무위원회 연주단 공연에서 김옥주는 전체 26곡 가운데 22곡을 불렀다. 남성합창과 중창을 제외하면 김옥주의 독무대였다.
김옥주는 북한의 대표 음악단인 은하수, 청봉, 모란봉, 삼지연을 거쳐 김정은 시대 최고의 가수로 자리매김했다. 은하수관현악단은 김정은 부인 리설주가 한때 몸담았던 곳이기도 하다. 김옥주는 가수로 활동하면서 민요, 러시아 팝 음악까지 다양한 장르를 소화하는 보컬리스트로 꼽힌다.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으로 소녀시대 서현과 함께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부른 송영은, 총봉악단 대표 가수이자 삼지연관현악단 소속으로 방한했던 김주향 등 다른 가수들이 사라진 가운데 김옥주만 남아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김정은의 총애가 깊다는 해석이다.
또한 김옥주를 북한 대표 가수로 내세우는 배경에는 북한 내 '한류 억제 정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K팝' 등 북한 내 한국 콘텐츠가 확산되고 인기를 모으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자체 스타를 양성하려 한다는 것.
또한 코로나19 장기화로 경제난, 식량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내부기강 확립에 예술인들을 활용하려는 의도가 아니겠냐는 해석도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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