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사고파는 ETF 2종, 美 증시 상장…수익률 입증

입력 2021-07-13 17:20   수정 2021-07-14 00:41

2019년 5월 미국 뉴욕증시에 인공지능(AI) 기반 상장지수펀드(ETF) 2종이 상장했다. AI가 스스로 알아서 종목을 사고파는 ETF로 시장 수익률보다 높은 수익을 낼 것이라는 기대로 관심이 집중됐다. 주인공은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AI ETF ‘QRFT’와 ‘AMOM’이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2016년 설립된 AI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QRFT, AMOM은 지난해 말 각각 시가 대비 3.85%, 5.21%의 분배금을 지급했다. 그만큼 수익률이 좋았단 얘기다. 이 외에도 HDIV, NVQ 등 꾸준한 ETF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대표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는 일찍이 증권사 운용사들과의 기술 협력 등을 통해 업계에서 AI 투자 플랫폼으로서 신뢰와 업력을 쌓았다”며 “이를 기반으로 일반투자자에게 자체 브랜드를 내건 상품을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서울대 전자공학부를 졸업하고 대학원 경제학과를 마쳤다. 대학원 졸업 직전 마지막 학기에 친구들과 알고리즘 트레이딩 프로그램을 개발해 주식 자금을 운용했다. 전자공학과 경제학이라는 두 학문이 맞닿은 지점에서 새로운 시도를 한 것이다. 김 대표는 이 경험을 기반으로 창업을 결심했다.

알고리즘 트레이딩 프로그래밍은 한계가 있었다. 주식시장이 비교적 단순하던 2000년대 초·중반까지는 좋은 성과를 얻었지만 날이 갈수록 주식시장의 복잡도가 높아지자 대안이 필요했다. 딥러닝 매매 프로그램을 생각해 낸 계기다.

주가, 환율, 경기지수 등 과거 시장 데이터를 입력해 학습시킨 AI를 개발했다. 스스로 학습하는 딥러닝을 적용해 유연하게 대응할 수도 있었다. 새로운 시장 상황에서도 새롭게 자가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AMOM ETF는 지난해 9월 테슬라 주식을 포트폴리오 중 8% 수준으로 투자하고 있었는데 시장이 과열된 것을 파악했다. 테슬라 주식이 급락하기 직전 주식을 전량 매도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이런 성과들에 투자금이 몰려들고 있다. 지난 3월 스마일게이트와 두나무앤파트너스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에 100억원 투자를 결정했다. 지금까지 누적 투자 유치 금액은 410억원에 달한다. IT업계 관계자는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의 수익률과 장기 비전에 투자금이 밀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 목표는 AI 자산관리 플랫폼이다. AI로 자산을 배분하고 운용하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뱅크샐러드, 토스 등 핀테크기업 대부분이 규모와 덩치가 큰 자산관리 시장에 뛰어들 것”이라며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 또한 탄탄한 AI 기술을 토대로 자산운용 플랫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구민기 기자 k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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