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3건을 상정했다. 이들 법안 가운데 김용민 민주당 의원안은 고의·중과실에 의한 허위 보도에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하고, 모든 정정보도를 당일 ‘머리기사’로 강제하는 내용 등을 담았다.
징벌적 손해배상액 규모는 상임위 논의 과정에서 3배에서 5배로 높아졌다. ‘손해배상 5배’는 산업재해 사망 사고와 관련된 중대재해처벌법이나 자동차 제조사 결함 은폐에 따른 사고 발생을 처벌하는 자동차관리법 등에서 예외적으로 적용되는 수준이다.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당이 ‘언론 손보기’에 나선 것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징벌적 손해배상의 적용 대상에서 유튜브와 SNS, 1인 미디어는 아예 제외했다. 민주당이 정보통신망법이 아닌 언론중재법을 개정하기로 하면서 대상은 신문과 방송 등 기존 언론과 포털로 좁혀졌다. 유튜브나 SNS를 포함할 경우 일반 국민은 물론 국회의원 개인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예컨대 지난 1월 코로나19 확산 과정에서 장경태 민주당 의원은 SNS를 통해 “현재의 (코로나19) 백신은 완성품이 아닌 백신 추정 주사일 뿐”이라고 가짜뉴스를 퍼뜨렸다. 그러나 개정안에 따르면 이는 손해배상 대상이 되지 않는다.
민주당 소속 박정 문체위 법안소위 위원장은 이르면 14일 회의를 재소집하고, 언론중재법을 일괄 심의·의결할 방침이다. 다만 야당 위원들의 참여는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언론재갈법”이라며 7월 내 처리에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언론을 길들이고 편 가르기를 해 정권에 유리하게 만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앞서 전국언론노조와 한국기자협회·한국방송기자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 현업인 4단체도 지난 7일 간담회를 열고 “정부의 언론개혁 우선순위 설정이 잘못돼 있다”며 성토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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