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미 뉴욕시의 네 배, 서울의 다섯 배가 넘는 면적이다.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미국에서는 3만3491건의 화재가 발생해 180만에이커(7284㎢)를 태웠다. 미 역사상 가장 많은 화재가 났던 2011년(3만9459건)에 이어 10년 만에 최다 건수를 기록했다.
최근 미 서부에 가뭄과 폭염이 이어지면서 산불 위험이 커진 여파다. 산불이 한 번 나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진압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 6일 오리건주 프리몬트-위너머 국립산림에서 발생한 부트레그 화재는 최근 나흘간 규모가 두 배로 커지며 12일 기준 621㎢까지 번졌다. 현재 진화율은 0%로 소방관 1000명 이상이 투입됐으며 인근에 대피령이 내려졌다. 11월 말은 돼야 완전 진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인구가 가장 많은 캘리포니아주에선 올 들어 지난 11일까지 4991건의 화재가 발생해 576㎢가 불탔다. 지난주에만 산불 392건이 발생했다. 캘리포니아주에서는 지난달 30일 시작한 도타 화재와 이달 2일 발화한 슈거 화재가 합쳐지기까지 하며 벡워스 복합 화재가 발생해 348.3㎢가 탔다.
전력회사들이 화재 피해를 방지하기 위해 오리건주와 캘리포니아주를 잇는 송전선을 차단하면서 캘리포니아주에는 전력 수급난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미 국립기상청(NWS)의 로빈 허퍼넌 기상학자는 올여름 내내 미 서부 지역에 이상 고온과 적은 강우량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면서 “현재 상황은 빙산의 일각”이라고 경고했다. 미 서부 사막의 데스밸리 기온이 최근 섭씨 50도를 돌파하는 등 이상 폭염이 지속되면서 미 서부 지역에서만 수백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