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6월 수출 '깜짝 증가' 했지만 내수회복 부진…하반기 먹구름

입력 2021-07-13 18:15   수정 2021-07-14 00:58

중국의 지난달 수출이 예상과 달리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수출 호조에 비해 내수 경기 회복은 더딘 ‘불균형한 회복’이 지속되는 가운데 하반기에는 수출도 줄어들면서 경제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은 올 6월 수출이 2814억달러(약 322조원)로, 작년 같은 달보다 32.2%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고 13일 발표했다. 전달의 27.9%와 전문가 예상치 23.1%를 모두 웃돌았다. 지난달 수입은 229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7% 늘었다. 예상치인 30%보다는 높았지만 5월의 51.1%에 비해선 큰 폭으로 내려갔다. 이에 따라 중국의 6월 무역수지는 516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중국의 수출 중심지인 광둥성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물류에 차질이 빚어져 교역이 둔화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도 수출에 부담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로이터통신은 예상을 뛰어넘은 수출 증가 요인으로 주요국의 백신 보급 확대와 공장 가동률 상승으로 인한 중국산 중간재 수요가 강해졌다는 점을 꼽았다. 중국의 최대 수출품인 전자제품 수출액은 1628억달러로 31.2% 증가했다.

리쿠이원 관세청 대변인은 “하반기로 갈수록 수출이 둔화하면서 경제성장률도 내려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진국 기업들이 코로나19 이후 상황에 대비한 재고를 충분히 쌓고 나면 중국에 대한 주문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금융회사들은 1분기 18.3%였던 중국의 성장률이 2분기 8.1%, 3분기 6.3%, 4분기 5.2% 등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경제 성장을 주도한 수출이 둔화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새로운 경제 성장 동력으로 내세운 내수 소비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대부분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통제되고 있는데도 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것은 중국 정부의 큰 고민거리”라고 지적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 조치가 소비보다는 생산에 초점을 맞춘 게 문제라는 진단도 있다. 왕치안 뱅가드그룹 아시아담당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이 현금 지급 등으로 가계 수입을 늘려 소비 시장을 키운 것과 대비되는 부분”이라고 했다. 경기 둔화를 우려한 인민은행은 15일부터 금융회사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내리는 것은 작년 4월 이후 15개월 만이다. 중국은 지난해 1월과 3월, 4월에 잇따라 지준율을 인하해 유동성 공급을 확대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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