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창업한 경북 경산의 삼일방직(회장 노희찬·사진)은 난연 브랜드 ‘네번(NevurN)’을 앞세워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브랜드 매출은 2018년 53억원에서 지난해 62억원으로 늘어난 뒤 올해는 70억원을 웃돌 전망이다. 삼일방직은 전체 매출의 7% 수준인 난연섬유 매출을 3년 내 20% 이상으로 높일 계획이다.
삼일방㈜·삼일방직은 난연원사 기준 국내 1위, 원단 기준으로는 3위권의 중견기업이다. 삼일방직은 3년간의 기술 개발을 통해 세계 최초로 야간위장(NIR) 기능을 갖춘 군용 난연IR위장무늬 원단 개발을 눈앞에 두고 있을 정도로 기술력이 뛰어나다.
김현수 삼일방직 연구소장은 “일반 전투복에는 야간위장 기능을 넣을 수 있지만, 난연전투복에는 야간위장 기능까지 접목하는 기술이 아직 없다”며 “글로벌 군납 시장에서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아라미드 섬유로 만드는 난연원단의 경우 염색이 힘들어 위장 기능을 융합하기가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삼일방직이 세계 최초로 난연IR위장무늬 원단 개발을 눈앞에 둔 것은 10여 년 전부터 난연섬유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집중해온 온 덕분이다. 노희찬 회장은 철강, 화학, 물류 등 산업현장에서 난연섬유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연 매출의 4% 이상을 기술 개발에 투자했다. 2009년에는 ‘타고 녹지 않는다’는 뜻의 자체 브랜드 네번을 개발해 상표 등록도 마쳤다.
하지만 일부 고위험 현장을 제외하고는 비싼 비용 때문에 한동안 시장이 커지지 않았다. 삼일방직에 기회가 온 것은 코로나19 이후 캠핑족이 늘어나고 최근 대형 산업현장에서의 화재로 난연섬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부터다. 비용 때문에 난연작업복을 꺼리던 기업들의 의식도 바뀌기 시작했다.
삼일방직이 올해 개발한 고부가 신제품인 ‘하이테크 스펀다이드FR패브릭’은 방호복의 난연원단을 산업현장에 대중화한 제품이다. 난연 기능이 들어가면 염색이 어렵고 투박한 단점을 개선했다. 부드러운 느낌의 셀룰로스 섬유를 채택해 경쟁력을 높였다.
한 캠핑용품 기업 관계자는 “네번으로 텐트용품을 제작해 지난달부터 판매했는데 시장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노 회장은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고부가 제품 개발이 10여 년 만에 빛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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