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못하는 장애아동을 밀치거나 때리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를 받는 어린이집 교사와 원장이 실형을 면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창원지법 전주지원 형사3단독(이재현 판사)은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어린이집 교사 A씨(47·여)에게 징역 1년2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에게 120시간의 사회봉사 및 40시간의 아동학대 치료강의 수강과 5년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 제한을 함께 명령했다.
또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A씨와 함께 재판에 넘겨진 동료 교사 B씨에게는 벌금 700만원을 선고하고,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2년을 함께 명령했다.
어린이집 원장 D씨에게는 벌금 400만원이 선고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경남 사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근무한 A씨는 뇌변변장애 2급을 앓고 있어 말을 하지 못하고 제대로 걷지 못하는 B군(6)을 약 한달에 걸쳐 수십대를 때리는 등 상습 학대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지난해 8월10일 B군이 징징거리는 소리를 계속 낸다는 이유로 약 6회에 걸쳐 다리 부위를 밀치는 등 12회가량 신체·정서적 학대를 가했다. 같은 달 18일에는 B군이 음식 먹기를 거부하자 양 손바닥으로 얼굴을 때리고 어깨와 뒷목 등을 때린 혐의도 받는다.
다음 날인 19일에는 B군의 의자 착석을 유도하기 위해 머리를 18회 때리고, 낮잠을 안 잔다는 이유로 등과 다리를 때리고 주먹과 컵으로 머리는 때리는 등 신체적 학대를 지속했다.
아울려 B씨는 자신이 보육을 담당한 장애아동의 머리를 딱밤으로 수회 때렸고, 간식을 먹지 않는 B군의 머리를 억지로 잡아 동료 교사인 A씨가 간식을 먹일 수 있도록 학대했다.
원장 D씨는 보육교사들에 대한 지도·감독을 총괄해야 하는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학대 행위를 방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장애가 있는 아동들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교사들이 오히려 피해아동들을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하는 등 정신건강과 정서발달에 악영향을 줬다"면서 "자신을 믿고 아이들을 맡긴 피해아동 부모도 정신적 고통을 받은 점에서 죄책이 무겁다"고 판시했다.
한편, 선고에 앞서 B군 어머니의 신고로 사건 조사에 착수한 관할 지방자치단체인 사천시청은 A씨 등 교사들에게 자격정지 6개월 징계를 내리는 데 그쳐 논란이 일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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