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첫 작전지는 버밍엄에 마련된 미군 창고였다. 그 안은 미군 장병들의 가족이 보낸 편지와 소포로 가득 차 있었다. 당시엔 부대명 없이 수신자 이름만 적은 우편물이 많았다. 동명이인도 수두룩해 수신자를 못 찾은 우편물이 산더미 같았다.
6888부대원들의 임무는 이 우편물들이 정확하게 수신자에게 배달되도록 하는 것이었다. 부대원들은 지혜를 짜내기 시작했다. 우편물 발신자의 주소나 봉투에 표기된 정보를 바탕으로 수신자를 알아냈다. 인종차별이 심했던 그때, 흑인 여성들은 ‘우편물 못 받으면, 사기도 떨어진다(no mail, no morale)’는 구호를 붙여놓고 임무를 완수해냈다.
이들의 공헌에 대한 평가가 76년 만에 이뤄졌다. 생존해 있는 부대원은 몇 안 되지만, 미국 상원이 최근 855명 부대원 전원에게 메달을 수여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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