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우주관광 시대…글로벌 우주산업 투자 대폭 확대될 듯

입력 2021-07-14 15:43   수정 2021-07-14 15:45

올 7월에는 두 차례의 우주관광이 진행될 예정이다. 리처드 브랜슨이 이끄는 버진갤럭틱과 제프 베이조스가 이끄는 블루오리진이 민간인을 태우고 우주관광에 나섰다. 비용이 1인당 20만~25만달러라고 하는데도 버진갤럭틱의 우주관광은 600명이 예약을 했다고 한다.

‘빌리어네어(billionaire)’로 불리는 세계 부호들이 우주 개발을 이끌고 있다. 포브스가 발표한 세계 부호 순위에서 베이조스는 1위, 브랜슨은 589위다. 이들보다 관심을 끌고 있는 기업인 스페이스엑스는 부자 순위 2위인 일론 머스크가 이끌고 있다. 특히 베이조스와 머스크 간 경쟁은 우주 개발 시대를 앞당기는 도화선이 됐다. 베이조스가 2000년 9월 블루오리진을 설립해 우주산업에 먼저 뛰어들었다. 이후 2002년 설립된 스페이스엑스는 2008년 민간기업 최초로 액체 추진 로켓을 지구 궤도에 도달시킨 데 이어 2015년에는 세계 최초로 로켓1단 부스터를 역추진해 상륙시키는 데 성공했다. 블루오리진보다 앞서나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거 우주 개발사업은 정부가 주도했다. 미국과 소련의 우주개발 경쟁이 한창이던 1950년대 후반부터 위성 발사 대수는 급격히 증가했다. 이후 감소세를 보여왔던 위성 발사 대수는 2005년 이후 다시 늘어나고 있다. 현재의 우주 개발은 민간 기업이 주도하고 있지만, 미국과 중국의 국가 간 경쟁도 치열하다. 중국은 2014년 시진핑 국가주석이 중국의 우주산업을 ‘혁신이 필요한 핵심분야’로 지정했고, 중국의 중국국가항천국(CNSA) 1년 예산은 미 항공우주국(NASA) 다음으로 많다.

향후 우주산업에 대한 전망은 밝다. 2015~2019년 연평균 95대 정도가 발사됐던 위성은 2030년대가 되면 연간 1200대 발사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규모도 2018년 3500억달러에서 2040년에는 약 1조달러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우주개발이 활발하게 된 주된 이유는 발사비용이 저렴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1㎏의 화물을 우주로 보내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8000달러(약 880만원) 수준이다. 비싼 경우는 3만달러(약 3300만원)까지도 된다. 그런데 스페이스엑스가 개발한 팔콘9의 경우 이 비용이 3000달러(약 330만원)를 밑도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활용이 가능한 데다 많이 발사하면 할수록 고정비용이 줄어 가격이 싸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발사비용이 줄어든 추세로 보면 2040년에는 1㎏을 우주에 보내는 데 10달러(약 1만1000원) 정도면 충분해 보이기도 한다.

발사비용이 낮아진 또 다른 이유로 정보기술(IT)의 발달이 있다. 전자부품이 위성에서 차지하는 비용은 전체 비용의 3분의 1 수준인데, IT가 발달하면서 전자부품의 소형화 경량화가 진행돼 가격이 하락했다. 위성 부품은 우주 방사능에 대한 노출도 방지해야 하기 때문에 튼튼하게 만들어 신뢰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게 더 중요한데, 정지궤도(약 3만6000㎞ 상공)가 아닌 저궤도(약 700~1500㎞) 위성의 경우에는 우주방사능에 대한 노출이 상대적으로 적어 상용부품을 활용한 원가 절감이 가능하다.

부호들은 왜 우주 개발에 집중할까. 표면적인 이유는 화성탐사, 우주관광 등을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위성을 통해 얻게 될 정보의 가치가 커지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영국의 원웹은 600여 대의 소형위성을 발사해 세계 모든 사람에게 인터넷을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스페이스엑스도 광범위한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할 목적으로 스타링크라는 위성군을 건설하고 있다. 위성을 통해 지구관측, 통신 등 엄청난 양의 정보가 창출되고, 서비스될 것이다.

한국의 우주산업은 글로벌 동향에 비춰보면 이제 막 걸음마를 떼고 있는 단계다. 국내에서 우주산업에 참여하고 있는 300여 개 기업의 2019년 우주분야 매출은 3조9000억원이다. 세계 시장 대비 1%에 불과하다. 매출 1000억원을 넘는 회사도 한국항공우주산업(KAI)밖에 없다. 낙담할 필요는 없다. 한·미 미사일협정 개정으로 고체연료를 사용한 민간의 우주개발이 가능해지면서 기업들이 우주산업 투자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로 올 3월에는 차세대 중형위성 1호를 발사했고, 10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된다. 2023년부터는 군사용 저궤도 위성사업도 본격화할 예정이다. 정부와 우리 기업들의 멋진 합작품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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