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獨 말레·블랙스톤 vs 佛 발레오…한온시스템 쟁탈전 본격화

입력 2021-07-15 14:20   수정 2021-07-15 18:16

≪이 기사는 07월15일(14:1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7조 대어’ 한온시스템 인수전이 글로벌 차량 열관리(공조) 업체간 경쟁으로 이어지며 뜨거워지고 있다. 글로벌 3위업체인 프랑스 발레오의 참전이 유력한 데 이어 4위 업체 독일 말레는 세계 최대 사모펀드(PEF)운용사 블랙스톤과 공동 인수를 논의 중이다. 이외에도 글로벌 PEF운용사 칼라일과 베인캐피탈과 복수의 글로벌 PEF들도 입찰 참여를 준비하거나 추가 참여에 나섰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온시스템의 인수 적격 후보(숏리스트)로 선정된 후보들은 본입찰 절차를 앞두고 회사 실사에 돌입했다. 매각 측인 대주주 한앤컴퍼니는 내달 말 혹은 9월 초 본입찰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한앤컴퍼니(50.5%)와 한국타이어(19.5%)가 보유한 지분 70%다. 회사 시가총액이 약 8조7000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해당 지분가치만 6조원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측이 참여 기한을 못박아두지 않으면서 본입찰을 앞두고 새로운 인수 후보들이 발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예비입찰 참여를 공식 부인했던 발레오도 자문사 선임을 마치고 입찰 참여를 준비 중이다. 발레오는 공조부문 글로벌 점유율 3위(12%) 업체로 2위(13%)인 한온시스템을 바짝 쫓고 있다. 글로벌 PEF운용사인 베인캐피탈과 공동으로 인수전에 참여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지만 막팔 결렬된 후 다른 PEF와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발레오 측은 “현재 한온시스템 인수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글로벌 점유율 4위 업체(11%)인 독일 말레는 세계 최대 PEF운용사인 블랙스톤을 우군으로 확보해 맞대응에 나섰다. 블랙스톤은 그간 이름값 대비 국내에서 인수합병(M&A)에 소극적이었지만 2019년 의약도매업체 지오영을 인수하는 등 최근들어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한국 사무소 개설 준비에도 나섰다.

M&A업계 관계자는 "국내 유통산업에서 신세계·롯데가 치열하게 경쟁하듯이 공조부문에선 발레오와 말레가 주도권을 두고 치열히 경쟁하는 라이벌로 알려져있다"라며 "두 후보를 끌어들인만큼 인수전 흥행에는 일단 성공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M&A업계에선 회사가 보유한 공조(열관리)기술 경쟁력을 고려할 때 인수 열기가 본입찰까지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내연기관차 시대에선 차량 열관리 분야 기술이 다른 부품에 비해 크게 각광받지 않았지만 전기차 시대가 점차 열리면서 핵심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배터리 등 핵심 부품의 열관리가 주행거리와 연비 등 차량 성능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부품업체의 신규 진입이 어려운 자동차산업 특성상 한온시스템이 이미 다수의 완성차업체들에 납품하고 있는 점도 매력요소다. 올해 예상 상각전영업이익(EBITDA)만 1조원에 달할 정도로 매 년 안정적 현금창출을 보이고 있는 점도 PEF운용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차준호 / 김채연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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