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장, '사랑의 열매' 설계자…14년만에 首長 컴백

입력 2021-07-15 17:23   수정 2021-07-16 00:00

“고향 집에 돌아온 기분입니다. 23년 전 ‘사랑의 열매’가 출범할 때 기틀을 다졌던 사람이 바로 저였으니까요. 고향 집의 가장이 됐는데 새롭게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습니다.”

조흥식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신임 회장(사진)은 취임 소감을 “금의환향한 기분”이라고 한마디로 표현했다. ‘사랑의 열매’로 유명한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갓 출범했을 때 몸담은 만큼 애착도 남다르다고 했다. 3년간의 보건사회연구원장 직무를 마치고 지난 5월 사회복지공동모금회 회장으로 취임한 그를 지난주 만났다.

조 회장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첫 출발을 “서울 여의도 전경련 회관 내에 조그만 빈 사무실에 탁자·의자 열댓 개가 전부였다”고 기억을 떠올렸다. 당시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었던 그는 1997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법’ 제정에 전문가 자격으로 참여하면서 모금회와 첫 인연을 맺었다. 모금회의 정관을 만드는 것부터 출범 이후엔 배분·분과실행위원장 등의 실무도 2007년까지 맡았다.

조 회장은 “출범 초기에는 상근 직원이 6명에 불과할 정도로 규모가 작았고, 정관을 만들 땐 좁은 사무실에서 김밥을 먹어가며 고민하기도 했다”며 “현재는 모금액만 한 해 8000억원, 직원 수는 전국 300명이 넘는 국내 최대의 민간 사회복지단체가 됐으니 감회가 새로울 따름”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역대 회장 중에선 최초의 사회복지 분야 전문가이기도 하다. 사회복지 분야에 투신한 지도 45년이 넘어간다. 1975년 당시 서울 동숭동에 있었던 서울대가 현재 관악캠퍼스로 옮겨가면서 서울대 4학년이었던 그는 ‘또 다른 서울’을 보게 된다. 본격적으로 사회봉사에 참여한 것도 이 무렵이다.

“당시 신림동, 봉천동 지역은 서울의 유명한 달동네였습니다. 화장실조차 제대로 된 집이 드물었어요. 그곳의 주민을 위해 서울대 학생들이 탁아방이나 공부방, 야학을 열어 도와줬죠. 서울대생이 아들을 가르쳐준다고 좋아하시던 어머니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출범 초기부터 참여했던 만큼 조 회장이 갖는 책임감도 남다르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민간 사회복지단체의 역할도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정부가 공공복지에 지출하는 예산이 훨씬 크지만 민간단체가 갖는 신속성, 유연성이 효과적인 복지 모델을 발굴해 퍼트리는 ‘매개체’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조 회장은 “1인 가구와 실업률 증가로 ‘청년 고독사’가 늘어나고 있는데 일부 단체들이 관심을 갖고 선제적으로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며 “비영리기구(NPO)들이 단순 물자지원만 해주고 그치는 것보다 복지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복지 서비스’를 창의적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

3년의 임기 동안 최대한 많은 ‘사회복지 전문가’를 길러내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조 회장은 “최근 ESG 경영이 화두가 되면서 많은 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해 팔을 걷고 있다”며 “모금회 출신이라면 믿고 업무를 맡길 전문가를 양성해 낼 것”이라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