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만기 1년 이상 장기 기업어음(CP)을 발행해 5500억원을 조달한다. 자금 조달원 다변화 차원이다. 금융당국이 여전채(여신전문금융채권) 중심의 자금 조달 구조에 우려를 표하면서, 올해 카드사들의 장기 CP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오는 27일 5500억원어치 CP를 발행한다. 만기는 5년과 7년이며, 유진투자증권이 발행 주관을 맡았다.
삼성카드의 장기 CP 발행은 올해 두 번째다. 2018년 1월을 마지막으로 장기 CP를 발행하지 않던 삼성카드는 올해 4월 약 3년 만에 6500억원어치 장기 CP를 발행했다. 이번 발행을 포함하면 장기 CP 발행 잔액은 1조2000억원으로 늘어난다.
장기 CP 발행에 나선 건 다른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는 올해 4월부터 7월까지 네 차례에 걸쳐 1조원을 장기 CP로 조달했다. KB국민카드도 9년 만에 장기 CP 발행을 재개하며 올해 40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카드사들이 장기 CP를 꺼내 드는 것은 카드사들이 너무 여전채로만 자금을 조달한다는 금융당국의 지적 때문이다.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여전채 발행이 막히면서 카드사들은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4월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을 대상으로 한 ‘여신전문금융회사 유동성 리스크 모범규준’을 도입했다. 유동성 관리를 위해 여신전문업체들에 자금 조달원을 다양화하고, 만기를 분산할 것을 권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금융위는 모범규준을 2년 동안 시행하고 시장 상황을 본 후 감독규정이나 시행세칙에 모범규준 내용을 반영할 예정이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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