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자풀이
大 : 클 대
義 : 옳을 의
滅 : 멸할 멸
親 : 육친 친
대의멸친大義滅親큰 뜻을 이루기 위해 친족도 죽인다는 의미
국가를 위해선 부모·형제 정도 돌보지 않음 -《춘추좌씨전》
석작(石)은 춘추시대 위나라의 충신이다. 그는 장공(莊公)을 섬기다 환공(桓公)의 시대가 되자 은퇴했다. 환공의 배다른 아우 주우(州)가 역심을 품고 있음을 알고는 아들 석후(石厚)에게 주우와 교제하지 말라고 당부했지만 듣지 않았다.
주우는 끝내 환공을 시해하고 스스로 왕위에 올랐지만 귀족과 백성들의 반응은 냉담했다. 주우의 참모가 된 석후는 아버지에게 민심을 되돌릴 방법을 물었다. “아비 생각에는 주우 공자께서 천하의 종실인 주(周)의 천자를 배알하고 승인을 받는 게 좋을 것 같구나.” 그러면서 덧붙였다. “하지만 무조건 주나라로 가면 천자께서 알현을 허락해 주시지 않을 테니 먼저 네가 공자를 모시고 진나라 환공(桓公)을 찾아가거라. 그분은 천자와 절친한 관계이시니, 그분의 호감을 산 후에 다리를 놓아 달라면 호의를 베풀어 주실 것이다.” 주우와 석후는 즉시 진나라로 향했다. 두 사람이 떠난 후, 석작은 환공에게 밀서를 전달했다. “주우와 석후 두 사람은 임금을 시해한 역적이니, 귀국에 도착하면 즉각 사형에 처하소서.”
진나라에 도착한 주우와 석후는 체포돼 오랏줄에 묶였다. 하지만 처벌이 문제였다. 자칫 남의 나라 내정에 끼어들어 주변국의 눈총을 받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대부 자침이 처벌은 위나라에 맡기자고 조언했고, 환공의 동의를 얻어 위나라에 그 뜻을 전했다.
석작은 대신들을 소집해 즉시 사형 집행인을 진나라로 보내자고 했다. 한 대신이 조심스레 말했다. “석후는 종범(從犯)이니 사형만은 면하게 하는 것이 어떨지요.” 석작이 분노했다. “그게 무슨 말이오! 내 아들이라고 봐주자는 거요? 사사로운 정 때문에 대의를 그르칠 순 없소. 누가 가서 두 역적의 목을 가져오겠소?” 그래도 나서는 사람이 없자, 석작은 지팡이를 짚고 일어서며 외쳤다. “정 그렇다면 이 늙은 몸이 갈 수밖에요.”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얘기다.
대의멸친(大義滅親)은 큰 뜻을 위해서는 부모 등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공(公)에 사(私)가 끼면 정의가 무너진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