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상장 앞둔 현대오일뱅크, 자회사 현대오일터미널 매각

입력 2021-07-16 16:14   수정 2021-07-16 16:16

≪이 기사는 07월16일(15:3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자회사 현대오일터미널을 국내 사모펀드 제이앤 프라이빗에쿼티(PE)에 매각한다. 현대오일뱅크는 실탄을 확보해 신성장 사업 진출에 속도를 낼예정이다.

1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이날 오후 이사회를 열어 보유 중인 현대오일터미널 지분 90%를 제이앤 PE(J& PE)에 매각하기로 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거래 금액은 약 1800억원이다. 나머지 10% 지분은 현대오일뱅크가 그대로 보유키로 했다.

현대오일터미널은 2012년 현대오일뱅크가 유류저장사업을 분리해 출범한 국내 정유업체 최초의 상업용 터미널 업체(사진)다. 울산 신항 내 약 29만t 규모의 석유제품과 석유화학제품 등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자회사 매각에 나선 것은 기존 화학에너지 중심 사업에서 신성장 사업으로 전환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대오일뱅크 대주주인 현대중공업그룹은 '수소 대전환'을 선언하면서 투자금 마련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을 3대 미래 사업으로 정하고, 이들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을 2030년까지 70%로 높일 계획이다. 현대오일터미널은 안정적인 수익 창출원으로서는 훌륭한 자산이지만, 향후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는 거리가 있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ESG 투자 트렌드와도 맞지 않다.

제이앤 PE는 현대오일터미널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창출력에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터미널은 향후 성장성 측면에서 업사이드는 없지만 꾸준한 실적을 바탕으로 한 수익성이 뛰어난 매물이라는 평가다. 2018년 설립된 제이앤 PE는 신생 PE임에도 활발한 투자로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하우스다. 스틱인베스트먼트 출신의 이준상 대표와 SG PE 출신의 현상진 대표가 함께 이끌고 있다. 설립 3년차지만 굵직한 투자를 성사시켰다. 에스티팜, 대보마그네틱, 현대힘스, SG생활안전, SJ코레 등이 대표적이다. 현재 2000억원 규모 블라인드 펀드 결성도 순항하고 있다.

매각 작업을 마무리 한 현대오일뱅크는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IB업계에선 현대오일뱅크의 기업 가치가 최소 8조원 이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유가 상승세로 정유사업 실적이 개선되고 있음을 고려하면 내년 공모주시장에서 주목받는 대어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4128억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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