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판 동학개미' 투자열기 지속…하반기 반등 후 1450 이상 갈 것"

입력 2021-07-16 17:26   수정 2021-07-17 01:47

치솟던 베트남 증시가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이달 초 사상 처음 1420을 넘어선 VN지수는 최근 1300선 아래로 떨어졌다.

베트남 현지에서 한국투자 베트남 그로스 펀드 등을 운용하는 배승권 한국투자신탁운용 베트남법인 증권본부장(사진)으로부터 향후 전망을 들어봤다. 한투운용은 2006년 국내 자산운용사 중 최초로 베트남 호찌민에 현지사무소(현재는 법인)를 열고 투자하고 있다.

하반기 베트남 증시 전망에 대해 배 본부장은 “하락보다는 횡보나 상승 가능성이 더 높다”고 했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과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이 투자자들의 이익 실현 욕구를 자극한 것이 최근 조정의 원인이기 때문에 단기 충격에서 벗어나면 상승 흐름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수로 보면 “단기적으로는 1350~1400 수준을, 연말까지는 1450~1500 수준을 기대할 만하다”고 했다. 1450은 올해 실적 예상치를 반영한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15배 수준인데, 과거 밸류에이션에 비춰볼 때 평균적인 수준이다. 그는 “전 세계 증시가 고평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지만 베트남은 과거 10년의 PER 수준으로 볼 때 비싸다고 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올해 상반기 베트남 시장은 랠리를 이어갔다.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5~30% 증가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 개선에 ‘베트남판 동학개미운동’까지 더해져 주가를 끌어올렸다.

배 본부장은 향후 변수로는 정부의 코로나 확산 방지 대응책을 꼽았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3분기 내내 지속될 경우 기업들의 이익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다. 배 본부장은 “상반기 이익이 크게 늘어난 은행과 철강 섹터가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베트남은 유망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베트남의 전체 주식투자 계좌 수는 인구의 약 3.5% 수준으로, 이는 1980년대 중반 대만의 통계치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후 대만 주식시장은 계속 성장했고, 현재 대만의 전체 주식투자 계좌 수는 인구 대비 80%가 넘는다. 베트남 증시도 대만과 비슷한 성장 경로를 밟을 것이란 얘기다. 베트남 시장금리가 장기 하락 추세에 있다는 점도 주식의 매력과 필요성을 부각시키는 요인이다.

이와 함께 “베트남 시장은 향후 2~3년 내에 MSCI 이머징시장 지수에 편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지수 편입이 이뤄지면 다양한 펀드가 베트남 주식을 매수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투자에 긍정적 요인”이라고 소개했다.

유망 투자 분야에 대해서는 “베트남 경제 성장 과정에서 구조적으로 성장할 수밖에 없는 수출 물류 항만 은행 증권 등과 관련한 분야가 매력적”이라고 추천했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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