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위원장은 16일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 정치권 밖에서 출발한 야권 주자 3인방을 이같이 평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에 대해 “3월 검찰총장을 그만두고 나왔으면 5월 중순쯤에는 ‘내가 대통령이 되면 무엇을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그쪽으로 향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했다”며 “그런데 그걸 전혀 하질 못했다”고 했다. 이어 “국민도 ‘저 사람이 지금 뭘 하는 것이냐’는 회의를 갖기 때문에 지지도가 정체됐고, 최근에 와서는 조금 빠지는 그런 경향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전 총장이 이제라도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초창기에 나타나는 지지도 하나만으로 대통령이 될 수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며 “시기를 놓쳐선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그는 “(국민의힘 대선 버스는) 최 전 원장까지 탔으니 다 탔고, 외부에서 탈 사람은 이제 끝난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은 버스를 타려고 노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전 위원장은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면) 단순히 대선에 출마하는 여러 사람 중 한 사람이 될 것”이라며 “국민의 시선을 집중시키기 위해서라도 밖에서 자기 지지도를 유지하며 끌고 가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윤 전 총장 측은 공교롭게도 대표적인 제3지대 인물 중 한 명인 김영환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을 영입했다. 제헌절인 17일에는 광주를 찾을 예정이다. 중도 진영으로의 외연 확장을 시도하는 것이란 평가다.
김 전 위원장은 최 전 원장에 대해서도 “막연한 이야기 말고 구체적인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김 전 위원장은 “왜 자신이 정치에 참여했는지에 관해 아직 분명히 얘기한 게 없다”며 “막연한 소리만 해서는 일반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의 당내 경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란 예측도 했다. 그는 “정치라는 게 항상 그렇다”며 “(정당) 밖에 있을 때는 근사해 보이지만 안에 들여다놓은 이후에는 (당내 인사들이) 별로 관심이 없다”고 했다.
김 전 부총리에 대해서는 “현실 인식이 아주 잘 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출간될 김 전 부총리의 책을 미리 읽어보니, 그게 나오면 아마 김 전 부총리에 대한 일반 국민의 인식이 달라질지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삶이 피폐해지기 시작하면 ‘경제대통령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며 “게임체인저 역할을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낮은 지지도나 인지도에 대해서는 “정치 선언을 하고 나면 지지율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며 “인지도라는 것도 요새 하도 매체가 발달해 3~4개월이면 확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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