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서울 동대문에서 10대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남성이 20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장기 미제 사건으로 묻힐 뻔한 사건을 해결한 것은 이번에도 DNA였다.
16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40대 남성 A씨에 대해 특수강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 서울북부지법은 이날 "도주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A씨는 20년 전 서울 동대문구의 한 주택 창틀을 뜯고 들어가 10대 미성년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사건 당시 경찰은 범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증거물과 관련 DNA 감정을 의뢰했지만, 당시 기술로는 DNA 검출이 어려웠다. 결국 A씨는 끝내 검거되지 않았고, 사건은 장기 미제로 남았다.
하지만 경찰이 최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해당 증거물의 DNA 감정을 다시 한번 의뢰하면서 사건의 실마리가 풀렸다. 경찰은 우리나라 최대 미제사건 중 하나인 이춘재 연쇄살인 사건이 과거 보관 중이던 DNA 재분석 방식으로 해결된 것에 착안했다.
DNA 분석 결과 일치하는 유전자 정보를 찾은 경찰은 A씨의 신분을 확인했다. A씨는 다른 여성을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을 살고 나왔고, 이때 그의 DNA 정보가 검찰에 등록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지난 1월 국과수에서 DNA 분석 결과를 회신받은 뒤 A씨의 소재를 추적해 오다 지난 14일 경기 의정부의 한 오피스텔에서 A씨를 긴급 체포했다.
한편, 검찰과 경찰이 보유 중인 24만여건의 범죄자 DNA 정보 가운데 매년 200건 넘게 DNA 일치 통보가 나오면서 장기미제사건 수사가 활기를 띄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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