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와 키움 히어로즈 선수들이 방역수칙 위반 혐의를 피하기 위해 거짓 진술을 섞은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더욱 커지고 있다.
한화와 키움 구단은 17일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이 처음 진술과 다르게 일부 접촉이 있었음을 확인해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 센터에 정정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문제가 된 선수들은 은퇴 선수가 "지인이 온다"고 말하자 인사만 하고 각자 객실로 돌아갔다고 진술했다. 이에 한화와 키움 구단은 외부인 접촉으로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방역수칙에 위반되는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입장을 밝혔었다.
하지만 역학조사 결과 한화와 키움 선수들이 한 방에 있었다는 증거가 나왔다.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판단할 수 없음에도 구단은 "방역수칙이 아니다"라고 말해 조사에 혼선을 빚게 한 것이다.
당국의 조사에 따르면 한화 선수 2명, 키움 선수 2명은 지난 5일 새벽 한화의 서울 원정 숙소에서 전직 프로야구 선수 1명과 일반인 2명과 함께 했다. 일반인 2명은 최근 방역수칙 위반으로 논란이 된 NC 다이노스 선수들과 술자리를 가졌던 여성과 동일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 당일 4일 밤 11시 36분 일반인 2명이 입실한 이후 5일 오전 12시 54분 은퇴한 A 선수가 입실했다. 한화 소속 B 선수는 오전1시 1분, 다른 한화 소속 C 선수는 1시 22분 합류했다.
오전 1시 30분 키움 소속 D 선수, E 선수가 합류하면서 외부인 2명과 전·현직 선수 5명 등 7명이 같은 공간에 체류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와 B, C 선수가 퇴실한 오전 1시 36분까지 함께 있었다.
당초 한화 선수가 나오고 키움 선수들이 들어갔다는 증언이 사실이었다면 5인 이상 집합 금지 위반에는 해당이 안 된다. 그러나 키움 선수들과 동석했다면 백신 접종자 한화 1명, 키움 1명을 제외하더라도 5인 이상으로 방역 수칙을 위반한 것이 된다.
이날 강남구청은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8조 위반으로 한화, 키움 선수 5명에게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백신 접종을 받은 선수 2명은 과태료를 면했다.
이들과 술자리에 동석한 일반인 확진자 2명은 동선 누락으로 강남경찰서에 추가 수사 의뢰를 요청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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