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 아무도 없는 편의점…그래도 맥주를 산다

입력 2021-07-18 08:00   수정 2021-07-18 10:52


무인 편의점에서도 술을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소비자가 성인 인증을 거쳐 술을 구입할 수 있는 주류 무인 자동판매기(주류 자판기) 도입에 편의점들이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주류 자판기가 최근 규제 샌드박스 승인을 받은 데다 인건비 부담 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실험에 나선 모습이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24는 오는 19일 서울 성동구 소재 이 편의점 본점에서 인공지능(AI)기반 ‘주류 무인 자동 판매 머신’(주류 무인 머신)을 선보인다.

이마트24에 들어서는 주류 무인 머신은 생김새는 일반 주류 판매 냉장고와 유사하지만 냉장고 문을 열고 상품을 꺼낸 후 문을 닫으면 자동으로 결제가 진행된다.

작년 6월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상공회의소가 규제 샌드박스 과제로 주류 자판기를 선정, 신세계그룹 계열사 신세계아이앤씨가 주류 자동판매기를 통한 비대면 주류 판매의 실증 규제 특례 승인 허가를 받은 결과다.

이마트24 본점은 밤늦은 시간 셀프 결제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고객이 주류 무인 머신에서 술을 구매하려면 머신에 부착된 QR리더기에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본인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면 된다. 이후 잠겨있던 문이 열리면 소비자가 원하는 주류를 꺼내 문을 닫으면 된다. 미리 소비자가 선택한 결제 수단으로 자동 결제되는 방식이란 설명이다.

주류 무인 머신은 앞서 신세계아이앤씨가 선보인 자동 결제 매장인 ‘이마트24 김포DC점’의 기술이 적용됐다. 이마트24 김포DC점은 무게를 감지하는 매대와 AI 비전 인식 카메라가 구매 상품을 인지해 자동으로 결제가 되는 방식을 취했는데, 이 같은 시스템을 주류 무인 머신에 적용했다는 설명이다.

주류 무인 머신은 유·무인 방식을 자유롭게 변경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낮에는 일반 냉장고로, 심야에는 무인 판매기기로 사용 가능하다고 이마트24는 소개했다.

이마트24는 AI기반 주류 무인 머신에 이어 24시간 자판기 형식으로 운영되는 주류 무인 자판기 도입도 검토 중이다.

김형담 이마트24 시스템팀장은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편의점에서도 주류 무인판매기 설치가 허용됨에 따라 가맹점과 고객의 입장에서 보다 효율적이고 편리한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신세계아이앤씨와 손잡고 다양한 방식의 무인 판매 기기를 도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편의점 CU는 주류 자판기를 업계 최초로 상용화했다. CU는 지난 12일 강원도 고성 CU R설악썬밸리리조트점에서 주류 자판기를 설치하고 나섰다.

해당 자판기에서는 소주와 맥주, 전통주, 와인 등 45종을 판매한다. 해당 자판기 역시 신세계아이앤씨가 선보인 제품으로 인증 서비스 ‘PASS’를 통해 성인인증을 거쳐 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된다.

CU는 앞으로 주류 자판기를 야간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하이브리드 편의점' 중 호텔, 리조트 입지 등에 선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GS25 역시 일부 야간 무인 운영(하이브리드) 매장에서 무인 주류 자동판매기를 시험 운영하기로 했다. 가맹점 경영주의 인력 운영 효율화와 하이브리드 점포의 주류 판매 확대 등이 목표다.

편의점 업계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와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 가중으로 인해 일부 점초가 24시간 운영을 포기하거나 인력을 쓰지 않는 무인점포가 늘어나는 추세다.

GS25 관계자는 "실증 테스트를 충분히 거쳐 다음달께 점포에 시험 도입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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