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현미경' 청주 방사광가속기 본궤도…사업단장 공모 착수

입력 2021-07-18 17:49   수정 2021-07-19 02:25

태양 빛보다 무려 1조 배 밝은 빛을 비춰 신소재 내부 구조를 들여다볼 수 있는 ‘거대 슈퍼 현미경’ 방사광가속기 사업이 이달부터 본격화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충북 청주시 오창읍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에 건설하는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조감도) 사업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시키고 사업단장 공모에 들어간다고 18일 발표했다.

방사광가속기는 나노미터(㎚·1㎚=10억분의 1m) 이하 초미세 세계를 분석하는 설비로 ‘꿈의 현미경’으로도 불린다. 빛의 속도(초당 30만㎞)에 가깝게 가속된 전자가 진행 방향을 바꿀 때 방출하는 광선(방사광)을 이용해 ㎚ 단위 물질을 훤히 들여다볼 수 있다.

청주에 새로 들어설 방사광가속기는 경북 포항에 있는 3세대 원형 가속기보다 고성능을 자랑한다. 방출하는 빛의 밝기가 포항 가속기(태양 빛의 100억 배)의 100배에 달한다. 태양 빛의 1조 배다. 빔 에너지 세기도 포항 가속기의 3기가전자볼트(GeV)보다 33% 높은 4GeV다. 10㎚ 이하 극자외선(EUV) 공정 반도체 연구개발, 차세대 디스플레이, 신약 개발 등에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오창 테크노폴리스 내 54만㎡ 부지에 가속기동, 연구동, 지원시설 등을 짓는다. 기업, 연구소, 대학 등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빔라인) 40곳을 구축할 예정이다. 바이오 신약, 신소재 분석 등 기업 지원용 빔라인 3곳과 기초연구용 7곳을 먼저 만든다. 나머지 30곳은 2028년까지 각계 수요를 반영해 마련하기로 했다.

방사광가속기는 반도체, 2차전지, 신약 개발 등에서 초격차를 달성하기 위해 필수적인 설비로 부상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 치료제 타미플루는 미국 스탠퍼드대가 보유한 방사광가속기로 단백질 미세구조를 분석한 결과 탄생했다.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 대만 TSMC는 매년 방사광가속기 빔라인을 1000시간 이상 활용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차전지 핵심소재인 촉매가 ‘1000조분의 1초’란 찰나의 시간에 반응하는 현상을 관측하기 위해 방사광가속기를 사용했다.

청주 방사광가속기 사업엔 총 1조454억원을 투입한다. 2027년 6월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사업 주관기관은 과기정통부 산하 기초과학지원연구원(KBSI)이다. 사업단장은 8월 공모로 선정한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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