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가 경제활동의 주축으로 떠오르면서 국내 기업들의 인사관리 방식과 조직문화에 변화가 생겼다. MZ세대는 1980~2000년생인 밀레니얼 세대와 1995~2004년생을 뜻하는 Z세대를 합친 용어다. 전체 인구의 34%가량을 차지하는 MZ세대는 국내 주요 기업 임직원의 60% 수준으로 추산된다. 기업들은 시대적 변화에 맞춰 소통을 앞세운 새로운 인사제도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개인 결정권과 취향, 일과 삶의 조화 등을 추구하는 MZ세대에 맞는 인사제도를 펼치는 것이 회사 성장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지난 6월 직원들이 서울 양재동 본사나 남양연구소로 출근하는 대신 집 주변에서 근무할 수 있는 ‘거점 오피스’를 열었다. 서울 등 수도권 총 7곳에 약 400석 규모로 마련했다. 다른 업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수적으로 여겨졌던 기업문화도 확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처음으로 남성 육아휴직자 수가 여성을 넘어섰다. 2018년 93명이던 남성 육아휴직자가 지난해 171명으로 2년 만에 배 가까이 늘어난 영향이다.
한화그룹도 미리 신청하기만 하면 출퇴근 시간을 자유롭게 조절할 수 있는 유연근무제도를 도입했다. 계열사별 업무 특성상 유연근무제 활용이 어려운 회사는 점심시간을 2시간으로 확대해 추가 업무를 최소화했다.
포스코는 MZ세대와의 소통을 위해 ‘영보드(Young Board) 제도’를 도입했다. 회사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Board of Directors)를 본떴다. 조직 내 젊고 유능한 직원들을 뽑아 최고경영자(CEO)와 걸러지지 않은 소통을 하는 일종의 청년중역회의 역할을 한다. 영보드가 제안한 아이디어가 포스코 정책에 반영되는 사례도 많다.
롯데그룹도 기업문화 개선을 위한 중요한 축으로 ‘주니어보드’를 운영하고 있다. 40여 개 계열사에서 각 5명 내외로 20~30대 직원을 선발해 솔직한 현장의 분위기와 목소리를 대표에게 가감 없이 전달한다. 주니어보드는 인사 담당자의 개입이 없는 독립된 조직으로 운영된다.
현대모비스도 신입사원 교육 프로그램에 메타버스를 도입했다. 상반기 채용된 200여 명의 신입 직원은 메타버스에서 인사를 나누고 직무 관련 교육을 받았다. 코로나19로 해외여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스페인 바르셀로나, 이탈리아 피렌체, 터키 이스탄불 등 유럽 여행지를 선택해 2시간가량 온라인으로 둘러봤다. LS도 올해 하반기 공채에서 디지털 기반 가상 세계인 메타버스를 활용한 ‘가상 LS 채용설명회’를 열 계획이다.
경제계 관계자는 “MZ세대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기업 이미지를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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