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모시기' 나선 SK, 공채 틀 깼다

입력 2021-07-19 15:18   수정 2021-07-19 15:19


SK는 공정과 보상을 중시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 처우를 개선하고 채용 방식에 변화를 주는 등 다방면에 걸쳐 노력 중이다.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 6월 구성원 임금을 평균 8% 인상하기로 합의했다. 임금 인상률이 3~4%였던 최근 2년과 비교해 두 배를 넘는다. 최근 대기업 연봉·성과급 논란 등을 의식해 사측이 전향적으로 임금 인상에 나섰다.

SK하이닉스 대졸 신입사원 초임은 기존 4000만원대에서 5040만원으로 올렸다. 또 임금협상 타결 특별 격려금으로 전 구성원에게 250만원을 일괄 지급했다. 기본급의 1000%가 상한인 초과이익분배금(PS) 제도도 개선했다. PS 지급 한도를 초과하는 영업이익이 발생할 경우 이듬해 1월 논의하기로 했다.

올해 SK하이닉스 신입사원 연봉은 기본급에 성과급, 상·하반기 생산성 격려금까지 더하면 최대 8000만원 이상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성원의 사기를 진작하고 경쟁사 이직 동요 등을 불식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 측은 “반도체산업은 인재 경쟁력이 곧 기업 경쟁력이며 국가 경제와도 직결된다”며 “구성원 자부심과 인재 확보·유지를 위해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임금 인상에 잠정 합의했다”고 말했다.

SK는 개인의 역량을 키우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내 교육 플랫폼 ‘써니(mySUNI)’ 활성화에도 노력 중이다.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등 핵심 경영 전략을 반영한 학습 과정을 선보였다.

SK는 지난해 1월 인공지능(AI), 디지털전환(DT) 등 미래 역량과 행복, 사회적 가치 등 8개 분야의 강의가 포함된 써니를 출범했다. 구성원들은 900여 개 과정의 콘텐츠에 누적 360만 시간에 달하는 학습 시간을 달성했다.

‘ESG 이해’ 등 30여 개 콘텐츠를 지난해 개설했고, 올해는 ESG 글로벌 트렌드와 평가방법론 등의 콘텐츠를 추가했다. 올초엔 BM(비즈니스 모델) 디자인과 스토리텔링 칼리지를 신설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해 10월 최고경영자(CEO) 세미나에서 “관계사별로 구체적 실행 계획이 담긴 파이낸셜 스토리를 통해 시장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석학과의 협업을 통한 콘텐츠, 사외이사 특강 등도 제작했다. 스토리텔링의 가이드북으로 불리는 《내러티브 앤 넘버스》 저자 애스워드 다모다란 뉴욕대 교수가 SK 구성원을 위해 강연한 강의가 수강생으로부터 높은 평점을 받았다.

채용 방식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SK텔레콤은 입사 지원자들의 전문 역량을 세밀하게 평가하고 지원 시기도 다양화하는 등 실무형 인재 채용을 강화했다. 신입 채용 프로세스를 자사 직무별 특성에 맞춰 세분화하고, 대졸 신입 모집 시점은 상·하반기 1회에서 연 3회 이상으로 확대했다. 올해부터 신입사원 정기공채를 수시채용 방식의 ‘주니어 탤런트’(직무경력 3년차 미만 지원자 선발) 채용과 통합했다. 주니어 탤런트는 기존 상·하반기 두 번에 그쳤던 정기 신입공채와 달리 직무별로 필요로 하는 인재를 수시로 선발할 수 있는 제도다. 올해 주니어 탤런트 모집은 4월, 6월, 9월에 이뤄진다. 향후에도 연 3회 이상 대졸 신입 채용이 시행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서류접수-필기전형-면접’의 틀을 탈피하고, 직무별 전형의 평가방식을 다양화해 지원자들의 강점을 더욱 세밀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취업준비생은 획일화된 자기소개서에서 벗어나 직무와 관련된 경험을 기술한 지원서를 제출하고, 코딩 테스트 및 직무 발표, 그룹과제 등이 포함된 지원 직무별 평가 절차를 밟게 된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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