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셰프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서 등장한 독백이 AI(인공지능)의 딥페이크(딥 러닝+가짜) 기술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보도에 따르면 셰프이자 방송인으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던 앤서니 보데인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 영화 '로드러너'에서 사용된 딥페이크 기술을 두고 논쟁이 불거지고 있다.
앤서니 보데인은 CNN 간판 맛 칼럼니스트이자 요리사다. 요리와 문화 탐방 전문 기자로 전 세계를 다니며 명성을 쌓아 왔다. 특히 2016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방문했을 때 하노이의 한 식당에서 소박한 식사를 함께한 모습이 공개돼 화제가 됐다.
하지만 2018년 6월 취재 차 방문했던 프랑스 한 호텔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생을 마감했다. 앤서니 보데인의 부고에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상당한 기인이었는데 슬프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낼 정도로 유명인사였다.
'로드러너'는 앤서니 보데인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로 지난 주말에 개봉해 190만 달러의 수익을 올리며 개봉 첫 주 북미 박스오피스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문제는 연출자 모건 네빌 감독이 최근 남성 매거진 GQ와 인터뷰에서 앤서니 보데인의 목소리를 독백으로 사용하기 위해 딥페이크 기술을 사용했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모건 감독은 "인물의 목소리를 AI 모델로 의뢰해 영화 내레이션에 사용하는 걸 고려했고, 3개 부분에 그것(딥페이크로 만든 목소리)을 사용했다"고 밝혔다.
또 뉴요커와 인터뷰에서는 "나중에 이에 대한 다큐멘터리 윤리 위원회를 가질 수 있다"고 농담을 하기도 했다.
네빌은 AI 목소리 사용과 관련해 "동의를 얻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다큐멘터리에서도 등장하는 보데인의 아내였던 오타비아 부시아 보데인은 오디오를 딥페이크로 만드는 것에 대한 허가를 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욕 대학 저널리즘 교수인 머레디스 브루소는 보데인의 오디오 딥페이크에 "사람들이 불안해 하는 게 이해할 만 하다"며 "(연출자가) 미망인이 이런 일을 허락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더 놀랍다"고 전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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