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건스탠리의 엘런 젠트너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성장률이 정점을 지났다고 보지만 그렇다고 급락할 것이란 의미는 아니다”고 했습니다. 2분기 정점 이후 서서히 둔화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WSJ가 경제 전문가들의 경제 인식을 집계 낸 결과 올 2분기 미 성장률은 평균 9.1%로 치솟았을 것으로 봤습니다. 3분기엔 7.0%로 떨어졌다가 4분기 3.3%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올해 전체로는 6.9%, 내년엔 3.2%, 2023년에는 2.3%로 역시 둔화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JP모건체이스의 마이클 페롤리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영원히 9%대 성장할 것으로 봐선 안 된다”며 “성장 둔화는 정상적인 흐름”이라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경기 정점 논란이 커질수록 증시엔 부정적인 요인이 됩니다. 장기 채권 금리에는 추가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겁니다. 이번주 증시는 어떻게 움직일까요.
아래는 매주 월요일 아침마다 진행하는 유튜브 한국경제신문 채널의 방송 내용입니다. 오전 8시 20분부터 생방송으로 보실 수 있습니다.
지난주 뉴욕증시의 3대 지수는 대체로 하락했습니다. 다우 지수는 한주간 0.52%, S&P 500은 0.97%, 나스닥은 1.87% 밀렸습니다. 4주 만에 하락 전환했습니다.
지난주 가장 큰 이벤트는 6월 기준의 소비자 물가지수(CPI) 발표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이었습니다.
CPI는 작년 동기 대비 5.4% 상승해 2008년 8월 이후 최대치로 올랐으나 파월은 “물가가 예상보다 더 뛰었고, 고물가 현상이 수개월 더 지속하겠지만 결국 완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마지막 날이었던 금요일만 보면 하락폭이 좀 컸습니다. 3대 지수가 나란히 0.7~0.9% 빠졌습니다.
크게 보면 델타 변이 확산과 물가 상승,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미국에서도 델타 변이가 전방위로 확산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 1주일간 하루 평균 확진자 수가 50개 주 전체에서 크게 늘었습니다. 백신 접종 속도가 늦춰지면서 델타 변이 사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걱정입니다.
전체 인구 대비 접종률은 현재 55.8%인데, 집단 면역이 가능한 70% 접종률 예상 시점은 내년 1월로 밀렸습니다.
소비자들의 경제 체감도와 소비 의향을 보여주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가 같은 날 나왔는데, 전달보다 크게 떨어졌습니다. 7월 소비자태도지수(예비치)는 80.8로, 전달 확정치인 85.5보다 하락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예상치(86.3)를 밑돌았습니다.
다만 소비 심리가 둔화하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라는 게 월가의 대체적인 시각입니다. 당일 발표된 6월 소매판매도 이런 점을 보여줍니다. 전달 대비 0.6% 늘었는데, 시장 전망치(0.4% 감소)를 상회했던 겁니다. 이 때문에 소비 심리 둔화보다는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진 데 대한 우려가 증시에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왔습니다.
미국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주 금요일 연 1.31%로 마감했는데요, 이달 들어선 거의 연 1.3%대에 머물고 있습니다.
지난달엔 연 1.5%, 그 이전인 4~5월은 연 1.6% 안팎을 보였고, 3월엔 최고 연 1.74%를 찍었다는 걸 감안하면 금리 하락세가 뚜렷합니다. 월가의 당초 전망과는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경기 둔화 우려와 함께 Fed가 긴축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란 관측, 물가 급등세가 진정될 것이란 전망, 채권 투자 기관들의 포지션 재배치, 미 재무부의 대규모 지출 확대 계획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이번주 역시 국채 금리와 증시간 상호 작용이 활발할 것 같습니다. 투자회사인 루쏠드의 제임스 폴센 수석전략가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10년 만기 금리가 연 1.25%로 떨어질지, 아니면 1.4%대로 올라설지가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Fed가 물가 급등을 우려해 서둘러 긴축에 나설 경우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악화)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시장의 걱정입니다. 얼마 전까지 국채 금리가 떨어지면 주요 지수, 특히 나스닥엔 긍정적인 신호가 됐지만 지금은 반대입니다. 경기 둔화 가능성 때문입니다.
국채 금리가 빠르게 떨어졌던 지난주에 중소형주 위주로 구성돼 경기에 더 민감한 러셀2000 지수가 5%가량 급락한 것도 같은 배경에서입니다.
이번주에 성적표를 내놓을 곳으로는 트위터와 인텔, 코카콜라, 넷플릭스, 아메리칸항공, 존슨앤드존슨 등이 있습니다. 투자회사 CFRA의 샘 스토벌 수석전략가는 “큰 경제 지표가 나오지 않기 때문에 기업 실적이 최대 관심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텔은 300억달러를 들여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 3위인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올해 1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대만 TSMC가 55%로 압도적인 1위이고, 삼성전자가 17%로 2위였습니다. 인텔의 행보가 주목됩니다.
<이번주 2분기 실적 발표하는 기업들>
19일(월) IBM JB헌트 오토네이션
20일(화) 넷플릭스 유나이티드항공 필립모리스 할리버튼 치포틀레 UBS 시티즌스파이낸셜
21일(수) 코카콜라 존슨앤드존슨 월풀 텍사스인스트루먼트 버라이즌 할리데이비슨 얼라이언스번스타인 노바티스
22일(목) 트위터 인텔 아메리칸항공 사우스웨스트항공 크록스 AT&T 도미노피자 스냅 다우 베리사인 바이오젠 블랙스톤 캐피털원
23일(금) 아메리칸익스프레스 킴벌리클라크 하니웰
실적을 내놓는 기업 상다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가능성이 큽니다.
정보제공 업체인 팩트셋이 지금까지 2분기 실적을 발표한 S&P 500 소속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을 계산해보니 85%가 당초 예상을 상회했습니다. 또 상장 기업의 2분기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69.3% 늘어났을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현실화하면 2009년 4분기 이후 최고치입니다.
다만 호실적이 주가를 끌어올리는 직접적인 호재로 작용하지 않습니다. 변수가 워낙 많은데다 상당부분 선반영된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달 들어 줄줄이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내놨던 금융주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더구나 2분기 실적이 고점이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2분기 실적과 함께 하반기 가이던스를 눈여겨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선 기저 효과입니다. 팬데믹 충격을 가장 크게 받았던 시점이 작년 1분기 및 2분기였는데, 올 상반기엔 이에 대한 기저 효과 덕을 톡톡히 봤습니다. 기업 실적 측면에서 특히 그렇습니다.
전문가들은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가파르게 뛰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2분기 성장률은 오는 29일 발표됩니다.
애틀랜타연방은행이 작성하는 분기 성장률 예측 모델인 GDP나우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 예상은 7.5%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블룸버그통신이 69개 투자은행의 분기 전망을 평균내 보니 7.3%로 집계됐습니다.
WSJ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정기 조사하는 자료에 따르면, 2분기 성장률이 무려 9.1%로 치솟았을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전문가 대다수가 1분기(6.4%)보다 크게 높은 성장률을 점치고 있는 겁니다.
2분기 성장률 전망치가 워낙 높다 보니 상대적으로 하반기엔 꺾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해석이 나옵니다. 미국이 성장률 집계를 낼 때 ‘전 분기 대비 연율 기준’이란 독특한 방식을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 분기의 생산 총량이 다음 분기에 영향을 끼치는 방식입니다.
이에 반대 유럽은 전 분기 대비, 중국은 작년 동기 대비, 한국은 전 분기 및 작년 동기 방식을 병행(전 분기 대비가 공식 지표)합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기구는 대체로 전 분기 대비 성장률을 씁니다.
미국의 하반기 성장률이 좀 꺾일 수 있지만 올해 전체적으로 보면 긍정적입니다. 2분기에 워낙 많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Fed는 지난달 FOMC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을 3개월 전의 6.5%에서 7.0%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경제연구소(OEF)는 미 경제가 1984년(7.2%) 기록마저 뛰어넘어 7.7% 성장할 것으로 봤습니다.
다만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올해 전망치를 기존 7%에서 6.5%로 최근 하향했습니다. WSJ의 전문가 전망에서도, 올 3분기 성장률은 7%, 4분기엔 3.3%로 각각 떨어질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내년 성장률은 3.2%, 2023년에는 2.3%로 더 둔화할 것이란 예상입니다.
스토벌 전략가는 “채권 금리 하락이 미 경기에 대한 ‘탄광의 카나리아’ 역할을 하고 있을 수 있다”고 했습니다.
우선 델타 변이의 확산 속도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큰 일정이 없는 상황에서 미국 내 감염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감염 확산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질 수 있는 겁니다.
보건 당국은 일찌감치 “올 가을에 미국에서 델타 변이가 급속히 확산할 것”이란 경고를 내놨습니다. 기업들이 본격적인 사무실 근무를 재개하고 있는데다 9월 초엔 새 학기가 일제히 시작한다는 점을 감안한 겁니다. 감염 확산에 대한 긴장감이 갈수록 떨어지는 문제도 있습니다.
미국주택건설업협회(NAHB)의 주택가격지수, 신규 주택 착공 및 기존주택 판매 실적도 이번주에 나옵니다. 주택시장이 지속적인 활황을 보여준다면, Fed 내에서 주택저당증권(MBS)을 먼저 축소하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습니다.
금주 목요일 개장 직전 발표되는 실업수당 청구건수도 여전히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지난 10일로 끝난 신규 청구자 수는 전주 대비 2만6000명 감소한 36만 명으로 집계돼 팬데믹 이후 최저치를 또 경신했습니다. 이런 고용 회복 흐름이 지속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오는 23일엔 마킷의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나옵니다. 이달 기준이어서 현재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별도로 재닛 옐런 미 재무장관은 월요일에 백악관에서 금융시장 워킹그룹(Working Group on Financial Markets)과 만나 암호화폐의 역할에 대해 논의합니다.
<이번주 예정된 주요 경제 지표 일정>
21일(월) 재닛 옐런 재무장관 백악관 회의(주제는 암호화폐의 역할)
20일(화) 주택착공(6월, 전달엔 157만 채)
21일(수)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22일(목) 신규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기존주택판매(6월, 전달엔 580만 채)
23일(금) 마킷 제조업 및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7월, 각 전달 대비 62.1 및 64.6)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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