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을 현직 소방대원이라고 밝힌 A 씨가 "제발 개인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신고하지 말아달라"고 호소해 누리꾼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A 씨는 '현직 소방대원입니다. 제발 부탁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했다.
A 씨는 "신고 내용에는 '다리가 안 움직인다'였는데 출동해서 확인하면 배수로에 구두가 빠져서 구두 굽이 부러진 상황이었다"며 "그래도 집까지 태워달라고 한다. 다치면 몰라도 다치지 않은 상황에서 119에 전화할 필요가 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 "'집에 물이 넘친다'라는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샤워기를 교체하다가 제대로 못 해서 물이 계속 새는 상황"이라며 "수도함 차단하고 교체해줬고, 철물점에 연락해서 해결해야 할 걸 소방대원들이 한다. 모든 대원의 온몸이 물에 젖어도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한 번 안 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집에 이상한 소리가 나는 동물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는데, 막상 확인하면 바퀴벌레다"라며 "바퀴벌레 잡으려고 약을 살포하면서 온 집안을 들쑤셔야 한다"고 했다.
그는 "신고자 본인들은 현재 상황을 자각하면서도 염치없이 신고한다"며 "신고가 접수된 상황에선 무조건 출동은 나가야 하므로 어쩔 수 없이 해결하고 온다. 이럴 때 심정지 환자가 관내에서 생길 땐 관할이 아닌 다른 서에서 출동을 나간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정말 10초, 20초가 중요한데 다른 서에서 출동 나가면 자연스럽게 도착시간이 지연된다"며 "그럼 제시간에 응급처치를 못 받는다. 이런 문제들은 직접 해결해달라"라고 호소했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119 상황실으로 걸려온 장난전화는 68건, 거짓(허위)신고는 2건이다. 2020년 집계된 장난·허위 신고는 총 670건이다. 위급상황을 119에 거짓 신고할 경우 소방청은 법에 따라 올 1월부터 최대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정병도 소방청 119종합상황실장은 "장난전화와 거짓 허위 신고로 출동이 지연되면 다른 국민에게 피해가 갈 수 있는 만큼 국민들의 많은 관심과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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