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노조 내 일부 계파의 반발에 밀려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을 못하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현대차 노사는 당초 20일 오전 울산공장에서 임단협 교섭을 진행할 계획이었지만, 제조직연합(노조 지도부 외 다른 계파)이 교섭장을 봉쇄하면서 무산됐다.
노사는 이날 오후 다시 교섭을 재개하기로 했지만, 제조직연합이 다시 이를 막아설 경우 파행이 장기화할 우려도 나온다. 이날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제조직연합은 노조 지도부에 정년연장 및 기본급 인상 등을 관철시킬 의지가 있는지 물었고, 이 과정에서 고성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노조 내 다른 계파 소속 인사들이 서로 언쟁을 벌이다 밀치는 상황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노조측 교섭위원은 교섭장에 입장하지 못하고 퇴장했고, 자리 잡고 있던 사측 교섭위원들도 교섭장을 떠났다. 현 노조 지도부는 여러 계파 중에서 합리적인 성향을 가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른 계파들은 현 지도부의 '투쟁 의지'가 약하다고 여러차례 공격해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노조 인사들끼리 교섭장 앞에서 몸싸움을 벌이고, 일부 인사가 노조 교섭위원이 교섭장에 들어가는 것조차 막는 황당한 상황이 발생했다"며 "현대차 노조 내 각 계파들이 얼마나 정치적인 조직인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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