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6개월을 하루 앞둔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경제를 주제로 한 연설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 6개월간 크게 발전했다”며 “속도를 늦출 수 없다”고 말했다.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선 “일시적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몇몇은 장기적 인플레이션 징후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지만 이는 우리의 입장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우리가 장기적으로 손쓰지 않고 놔둔 채 인플레이션을 겪는다면 우리 경제에 도전이 될 것”이라며 “지금 우리가 이를 겪고 있지 않다고 확신하지만 필요한 모든 대응을 하는 데 조금도 방심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의회에 계류 중인 1조달러 안팎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과 관련해선 “미국 경제를 재건하기 위한 블루칼라(노동자 계층)의 청사진”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특히 “최고의 기업들이 하는 일, 우리가 국가로서 해야만 하는 일은 적절한 자금 조달을 통해 영리하고 지속 가능한 투자를 하는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수백만 개 일자리 창출, 중산층 가구 부양, 임금 상승, 물가 유지를 위한 최선의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장중 한때 900포인트 넘게 빠지면서 바이든 대통령의 자신감에 찬물을 끼얹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오전 11시43분부터 20분가량 연설했는데 증시는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에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채 급락세를 이어갔다. 시장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델타 변이 확산에 따른 재봉쇄 가능성과 경기 둔화를 우려했다.
백신이 넘쳐나는 미국에서도 코로나19 환자가 다시 급증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직전 1주일 평균 기준)는 19일 3만5035명으로 2주 전인 지난 5일(1만1752명)보다 198% 급증했다.
미국은 모든 국민을 접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백신을 갖고 있지만 백신 접종률이 ‘제자리걸음’을 하면서 코로나19 재유행 우려가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당초 7월 4일 독립기념일까지 18세 이상 성인의 70% 이상에게 최소 1회 이상 백신 접종을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독립기념일 당시 미국 성인의 백신 접종률은 67%에 그쳤고 지금도 68%로 겨우 1%포인트 높아졌을 뿐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경제 회복에 백신 접종이 중요하다는 점을 수차례 역설했다. 그는 “우리가 바이러스를 떨쳐낼 유일한 길은 더 많은 미국인이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들을 향해 “제발, 지금 백신을 맞으라”고 호소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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