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페이, 결국 여름 상장 못 한다…'공모주 대전'서 이탈 [마켓인사이트]

입력 2021-07-20 14:15   수정 2021-07-20 14:22

≪이 기사는 07월20일(14:05)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 일정을 올 9월 이후로 연기한다. 금융감독원의 요구로 증권신고서를 정정하면서 상반기 전체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공모계획을 다시 짜는 게 불가피해져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다음달로 예정됐던 기업공개(IPO) 시점을 9월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 조만간 기관투자가와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한 청약일정을 재조정한 뒤 수정한 상장계획을 담은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할 전망이다. 이 회사는 당초 이달 29~30일에 기관 대상 수요예측, 다음달 4~5일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일정을 한 달 이상 연기하는 것은 증권신고서를 수정하고 공모절차를 다시 밟게 되면 1분기 재무제표를 가지고 기업공개(IPO)를 마쳐야 하는 마감시한을 넘기게 돼서다. 현재 상장과정에서 해외 투자자를 모집하는 기업은 투자자들에 제공하는 증권신고서에 들어가는 재무제표를 작성한 시점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을 마무리해야 한다. 해외 투자자 중 적잖은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기관들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현지 상장규정을 따르고 있어서다. 국내외 다른 기관들 역시 될 수 있으면 최근 실적을 바탕으로 투자판단을 내려야 하기 때문에 ‘135일 룰(rule)’이라 부르는 해당 규정을 불문율처럼 따르고 있다.

카카오페이는 당초 8월9일(납입일) 상장을 마무리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지난 16일 금감원이 “주요 내용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는 이유로 정정을 요구하면서 새 증권신고서 제출을 준비하고 있다. 정정 신고를 하면 처음 제출한 증권신고서 효력이 정지되고 새 증권신고서는 제출한 날로부터 15일(영업일 기준)이 지난 후에 효력이 발생한다. 1분기 재무제표로 상장할 수 있는 유효시한을 넘기는 게 불가피하다.

카카오페이가 올 가을로 증시 입성시기를 미루면서 공모가격을 내릴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SD바이오센서와 크래프톤 등 최근 금감원으로부터 정정 요구를 받은 기업들은 결국 공모 희망가격을 낮췄다. 카카오페이가 현재 제시한 공모 희망가격 범위는 6만3000~9만6000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공모금액은 1조710억~1조6320억원, 예상 시가총액은 8조2131억~12조5132억원이다. 이 회사는 아직 공모가격 조정에 대해선 결정하지 않은 상태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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