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변리사회는 20일 변호사가 변리사의 자격을 자동 취득하는 제도를 폐지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변리사는 기업과 연구자들이 발명한 과학기술 연구개발 성과를 법적으로 권리화하고 보호하는 전문가다. 현행 변리사법상 변호사는 별도의 시험 없이 변리사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약 8개월간 실무수습을 마치면 자격이 부여되는데, 전문성을 취득하기엔 너무 짧은 시간이라는 게 변리사회의 설명이다.
변리사회 관계자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특허 등 지식재산권이 국가 명운을 가르는 경쟁력으로 떠올라 변리사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며 “변리사의 전문성을 훼손하는 자격 자동 취득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기준 등록 변리사 1만43명 가운데 절반 이상(57%)인 5782명이 변호사다. 시험을 봐서 변리사 자격을 취득한 이는 36%(3626명)에 불과하다.
변리사회의 이번 성명은 지난 15일 헌법재판소가 변호사에게 세무사 자격을 자동으로 부여하지 않는 세무사법이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리면서 촉발됐다. 헌재는 “(변호사의 세무사 자격 자동 취득 금지는) 특혜 시비를 없애고 형평을 도모한다는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적합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홍장원 대한변리사회 회장은 “일본 수출규제에 따른 소재·부품·장비 사태부터 2차전지, 반도체, 신약까지 세계 주요 기술 중심엔 특허가 있다”며 “변리사에 무임승차하려는 변호사의 특혜이자 구시대 유물인 자격 자동 취득 제도를 속히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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