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당국자는 20일 “외교부 고위당국자가 싱하이밍 대사에게 직접 우리 입장을 다시 한번 명확하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부임한 여승배 차관보가 이날 상견례 차원에서 외교부 청사를 찾은 싱 대사에게 이같은 입장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초치 형태였냐”는 질문에는 “적절한 계기에 적절한 방식으로 이뤄졌다”고 답했다.
싱 대사는 지난 16일 중앙일보에 기고한 글에서 “(윤 전 총장의) 발언을 이해할 수 없다”며 “중국의 레이더는 한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당시 배치한 사드가 중국의 안보 이익과 양국 간 전략적 상호 신뢰를 해쳤다”고 덧붙였다. 이는 전날 윤 전 총장이 같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이 사드 배치 철회를 주장하려면 자국 국경 인근에 배치한 장거리 레이더부터 철수해야 한다”고 한 발언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논란이 커지자 외교부는 싱 대사의 기고 당일 외교 경로를 통해 중국 측에 발언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 17일에도 “주재국 정치인의 발언에 대한 외국 공관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양국 관계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유력 대선 주자를 직접 겨냥한 싱 대사의 기고에 대한 반응은 여야가 엇갈리고 있다. 야당에서는 ‘대선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외교부 1차관을 지낸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대한민국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일이 발생했겠냐”며 “외교적 무례이자 자칫 대선 개입 오해까지 받을 수 있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상당히 외교적인 관점이 빈약한 것을 드러낸 것”이라며 윤 전 총장을 비판했다.
송영찬 기자 0fu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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