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서비스는 프로스펙스가 2019년부터 두 차례 진행한 사회공헌활동이 계기가 됐다. ‘잘됐으면 좋겠어 당신의 발걸음’이라는 이름의 캠페인을 통해 ‘발 고민’을 갖고 있는 이들 110명에게 세상에 둘도 없는 운동화를 선사했다.
당시 전달된 사연들은 다양하고 절박했다. 말단 비대증을 앓고 있어 남들보다 발볼이 넓고, 발등이 높은 소위 ‘왕발’을 가진 30대 남성 A씨는 구두는 고사하고 운동화도 신을 수 없어 한겨울에도 양말에 슬리퍼만 신었다. 선천적으로 양발의 발가락 일부 부위가 자라지 않는 족부 미형성증으로 어떤 신발을 신어도 발가락 부위가 헐거워 정상 보행에 어려움을 겪던 40대 여성도 프로스펙스의 도움으로 고민을 해결했다.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사회공헌 캠페인을 통해 생각보다 맞춤 신발을 원하는 수요가 많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다”며 “병증이 없는 일반인들도 5㎜ 단위로 나뉘는 기성 제품에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꽤 많다”고 설명했다.
LS네트웍스가 신발 R&D센터를 경남 김해에 운영하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공세진 프로스펙스 R&D센터장은 “제대로 된 운동화를 만들려면 기술 투자는 필수”라며 “디자인만 그럴듯하게 만든 운동화로는 기능에 중점을 둔 운동화를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나이키만 해도 생산은 중국, 베트남 등에 대량으로 맡기고 디자인과 마케팅에 전사적 자원을 쏟아붓는다.
프로스펙스는 인구 고령화가 심화되고 싱글족이 늘어날수록 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나이키가 신발의 겉모양을 정하는 아웃솔에 집중하고, 깔창이라고 불리는 ‘인솔’ 연구에는 인색한 데 비해 프로스펙스는 발에 직접 닿는 인솔에 연구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글로벌 인솔 시장 규모만 4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공 센터장은 “신발 깔창에 센서를 달아 걸음 습관 등을 측정하고 진단하는 ‘스마트 인솔’을 개발했다”며 “걸음걸이의 변화와 족압 등에 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치매와 파킨슨병 같은 퇴행성 뇌질환까지 조기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김해=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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