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대체투자에 꽂힌 골드만삭스

입력 2021-07-20 17:26   수정 2021-07-21 01:08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가 코로나19 사태가 수습된 이후 유망 투자처로 일본 대체투자 시장을 선택했다. 일본에 있는 투자조직을 개편해 대체 시장 투자를 대폭 늘리기로 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골드만삭스증권 일본 사무소의 자기자본투자 부문(골드만삭스PIA)과 자산운용사인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의 부동산투자 부문이 합쳐져 머천트뱅킹 부문이 신설된다고 20일 보도했다.

증권과 자산운용에 흩어져 있던 관련 부서를 통합해 일본에서 부동산 등 대체투자 부문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조직 개편 이후 골드만삭스는 연간 1000억~1500억엔인 일본 부동산 투자 규모를 2500억엔(약 2조6273억원)으로 2배 가까이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요코하마와 같은 수도권의 주택가 근처 오피스빌딩에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코로나19로 원격근무가 확산하면서 이 지역 오피스빌딩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서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중시하는 흐름을 고려해 투자한 빌딩을 재건축하는 대신 리모델링을 통해 가치를 높이는 작업을 병행할 방침이다.

골드만삭스는 또 코로나19 타격을 크게 받은 호텔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마무리되면 일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늘어나 호텔 업황이 개선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최근 일본에선 세이부그룹이 계열 호텔 체인인 프린스호텔 약 40곳을 매각하기로 하는 등 호텔 매물이 쏟아지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코로나19 이후 수요가 크게 늘어난 데이터센터와 물류시설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무라타 다카시 골드만삭스 머천트뱅킹 부문 아시아 책임자는 “경제 규모가 큰 일본은 아시아에서도 중점 투자 지역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모펀드(PE) 분야도 확대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중단한 일본 기업 투자를 재개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일본에서 자기자본뿐 아니라 외부 투자자의 자금을 모아 대규모 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무라타 책임자는 “건당 1000억엔이 넘는 대형 투자를 기획하고 있다”고 했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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