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차야 SUV야?…현대차가 19년 만에 내놓는 '비장의 무기'

입력 2021-07-21 14:55   수정 2021-07-21 16:23


현대차의 경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데뷔가 임박했다. 차명 '캐스퍼'(가칭). 올 하반기 출시 예정으로, 현대차로선 첫 경형 SUV이자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내놓는 경차다. 침체된 국내 경차 시장이 활력을 찾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1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와 국내 완성차 5사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경차 판매량은 2007년(8만2197대) 이후 처음으로 연간 10만대 밑으로 떨어졌다. 올해도 경차 시장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작년보다 판매량이 더 줄었다. 올 상반기(1~6월) 경차는 작년 상반기 대비 소폭(0.3%) 감소한 4만7821대 팔렸다.

경차는 201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국민차' 타이틀을 갖고 있었다. 취득세, 자동차세, 개별소비세 감면 등 각종 세제 혜택에 2012년 연간 판매량 20만2822대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다.

대형차 선호 현상에 따른 SUV·준대형급 세단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그간 누리던 세제 혜택이 사라진 데다 소형 SUV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가격대 역시 판매 부진 원인으로 꼽혔다. 자칫 설 자리마저 위협당하게 생겼다.

실제로 지난해 5월 기아 모닝 부분변경 모델 출시 후엔 이렇다 할 경차 신차가 시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 대당 수익성이 낮은 탓에 제조사들 입장에선 라인업 확대에 힘을 쏟기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올해 들어서도 경차 신차는 모닝, 레이의 연식변경 모델이 전부다.

그간 '설'이 흘러나오던 쉐보레의 경차 스파크 단종은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스파크가 단종되면 경차 시장 규모는 더 쪼그라들 수밖에 없다. 올해 상반기 기준 완성차 5사의 경차 판매량 가운데 스파크 비중은 22.2%였다.


이같은 상황에서 현대차의 경형 SUV가 나오는 것이다.

프로젝트명 'AX1'(차명 캐스퍼)은 오는 9월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양산 시작되는 첫 '경형 SUV'다. 2002년 아토스 단종 이후 19년 만에 현대차가 선보이는 경차이기도 하다. GGM은 광주형 일자리 정책으로 2019년 8월 출범한 현대차와 광주광역시의 합작법인으로, 이번 경형 SUV는 이르면 올 하반기 말께 출시된다.

그간 전문가들은 SUV 선호도가 높은 국내 시장에서 경형 SUV가 경차 시장의 '또 다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경형 SUV는 기존 경차와 SUV의 장점이 결합된 차종이다. 안정성, 널찍한 실내공간 등 SUV의 특징에 높은 연비와 좁은 골목길 주행·주차가 쉬운 장점이 가미된다.

실제로 현대차는 캐스퍼에 기존 모닝, 레이에 들어가는 경차용 1.0L 엔진을 탑재할 것으로 알려졌다. 엔진 배기량 1000cc 미만, 전장·전폭·전고 각각 3600mm·1600mm·2000mm 이하의 경차급 차량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정확한 차체 크기는 공개되지 않아 캐스퍼가 경차 기준을 충족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지난달과 이달 각각 출시된 기아 모닝과 레이 연식변경 모델도 경차 시장에 힘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앞선 상반기 모닝은 1만8413대, 레이는 1만8518대 팔렸다. 레이는 전년 동기 대비 판매량이 39.4% 증가했다. 모닝은 상반기 누적 기준으로는 감소세였지만, 연식변경 모델 출시 첫 달인 6월 판매량은 3349대로 전년 동월 대비 2.7%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차는 높은 연비, 주차 편의 등 여러 장점이 있다. 여기에 SUV 수요까지 끌어오면 충분히 좋은 시장 반응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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