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주식 포트폴리오의 기준이 되는 벤치마크 개편에 나서면서 그동안 국민연금의 매수 리스트에 오르지 못했던 종목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포트폴리오 편입에 따른 수급 개선으로 주가가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증권업계에서는 국민연금 벤치마크 개편에 따른 수혜 종목이 구체화되고 있다. 국민연금의 주식 운용 방식은 직접운용과 위탁운용으로 나뉜다. 52% 가량을 직접 운용한다. 직접 운용시 벤치마크 지수를 코스피 200으로 삼았다. 벤치마크 지수는 목표 수익률을 정할 때 추종하도록 하는 지수다. 국민연금은 여기에 50개 종목을 추가하기로 했다. 위탁받은 운용사들이 벤치마크하는 코스피+코스닥100 역시 '코스피+코스닥150'으로 바뀐다. 구체적인 벤치마크 적용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코스피200에 포함되지 않으면서 코스피 대·중형주에 포함된 종목들이 국민연금 운용 방식 개편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했다. 최유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운용 규모가 가장 큰 국민연금이 벤치마크 개편에 나서면 기존에 수급이 거의 없던 중형주에 대한 매수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 연구원은 그중에서도 국민연금이 포함된 연기금이 올 들어서 순매도한 종목에 관심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한미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이날 종가로 시가총액은 1조8449억원이다. 올해 최대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올 들어 주가는 106.07% 올랐지만 아직 코스피200엔 포함되지 못했다. 연기금은 올 들어 종목별 비중 유지를 위해 한미반도체를 약 520억원어치 순매도했다.
효성화학과 현대건설기계도 시가총액이 1조원을 넘겼지만 코스피200에 못 들어간 종목이다. 연기금은 올해 두 종목을 각각 511억, 137억원씩 순매도했다. 해성디에스(103억원), 풀무원(76억원), SK디앤디(408억원), 유니드(374억원) 등도 연기금이 올해 순매도한 코스피 중형주 구성 종목들이다. 이들 종목에 대한 연기금의 순매도는 통상 주가가 오르면서 차익실현을 한 사례가 대부분이다.
코스닥 종목들은 연기금 수급에 따른 주가 변동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은 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연기금 수급 수혜 종목으로 KG이니시스, 삼표시멘트, 테스, 다원시스, 다우데이타, 카페24, 파트론, 녹십자셀, KH바텍 등을 꼽았다. 이중에서 다원시스(249억원), KH바텍(194억원), 테스(184억원) 등은 연기금이 올 들어 100억원 이상을 순매도했다.
고윤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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