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들 돈 덕분에"…베이조스 우주여행 소감 '입방정' 논란

입력 2021-07-21 16:27   수정 2021-07-21 16:28


사상 첫 민간 상업 우주여행에 성공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 겸 이사회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소감을 말하면서 "아마존 직원과 고객들이 모든 것을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밝힌 게 역풍을 불렀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베이조스 의장은 10분간의 우주관광을 마치고 무사히 귀환한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모든 아마존 직원과 아마존 고객에게 감사하고 싶다"며 "당신들이 이 모든 것을 지불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이날 자신이 설립한 우주탐사기업 블루 오리진의 '뉴 셰퍼드' 로켓을 타고 고도 100㎞ 이상의 우주여행에 성공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렇지 않아도 우주비행이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등 억만장자들의 열띤 경쟁과 비싼 티켓값으로 '갑부들의 돈 잔치'라는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상황에서 베이조스의 언급은 역풍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얼 블루머나워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오리건)은 "우주여행은 부유층을 위한 면세 휴가가 아니다"라면서 "우리는 항공권에 세금을 내고 있다. 과학적 가치를 창출하지도 않으면서 우주로 날아가는 억만장자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주 관광객이 환경에 미치는 악영향만큼 세금을 물리는 '탄소배출방지세(SPACE)' 법안을 발의했다고 덧붙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상에선 베이조스 의장과 같은 '억만장자'들이 우주관광을 하느라 로켓이 막대한 온난화 가스를 배출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다만 베이조스가 탑승한 '뉴 셰퍼드' 로켓은 액체수소와 액체산소를 태워 이산화탄소(CO2)가 배출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이러한 논란을 의식한 듯 기자회견에서 "블루 오리진 로켓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친환경적 추진연료만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상원의원(매사추세츠)도 트위터를 통해 "베이조스는 그와 아마존이 아무것도 안 내는 사이 이 나라를 꾸려나가기 위해 세금을 내는, 근면한 미국인들에게 감사하는 것을 잊었다"고 꼬집었다.

AP통신도 최근 아마존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난 베이조스가 거대한 쇼핑·엔터테인먼트 기업을 건설했으나 열악한 노동환경을 개선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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