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4% 급등…'9000억 적자' 한국조선해양에 무슨 일이 [분석+]

입력 2021-07-21 16:37   수정 2021-07-21 16:57


한국조선해양이 지난 2분기 9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는 ‘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했는데도, 주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았다. 다른 조선주들도 강하게 올랐다.

선박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가격 상승에 따른 충당금을 선반영한 실적이 악화됐지만, 이미 올해 수주 목표치를 모두 채워 앞으로는 선가가 더 강하게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21일 한국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5500원(4.49%) 오른 12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날 장 초반부터 상승세를 타면서 오후 2시29분께는 12만9500원까지 올랐다. 선박 수주 실적이 이미 올해 목표치를 넘어선 데 더해 추가적인 수주 기대감도 높은 영향으로 보인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들어 지난 18일까지 152억달러 어치의 일감을 새로 확보했다. 연초 세운 올해 수주 목표치 149억달러를 7개월도 되지 않아 넘긴 것이다.

지난 2분기 매출이 1년 전에 비해 3.3% 감소한 3조7973억원을,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한 8973억원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고 오후 3시4분께 공시했지만, 주가는 순간적으로 출렁거렸을 뿐이다.

후판 가격 인상에 따라 896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반영했다는 대규모 적자의 이유도 이미 시장에 알려져 있었기에 큰 충격을 주지 않았다.

한국조선해양은 컨퍼런스콜에서 “강재가는 지금 협상이 진행 중이고, 톤(t)당 100만~115만원 사이로 상당히 높게 잡았다”며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1년 동안을 가장 고점 가격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조선업계와 철강업계는 반기 단위로 후판 공급 가격 협상을 한다. 올해 상반기 공급 가격은 톤당 70만원대로 알려졌다. 갑자기 강재 가격이 60%가량 급등한다는 가정으로 충당금을 쌓았다.

이봉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강재 가격의 급등은 철광석 가격 인상, 수요 확대 및 공급 감소 등에 기인한다”며 “급등세가 지속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내년 선박 인도량이 올해보다는 줄어들(수요 감소) 전망인 데다, 후판 수입량도 크게 줄어 있어 다시 늘어날 여지(공급 확대)가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만약 내년 상반기 후판 가격이 크게 하락한다면 이번에 쌓았던 충당금이 환입돼 영업이익을 크게 늘릴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조선해양 외에도 이날 조선주들은 대체로 상승세를 보였다. 현대미포조선은 전일 대비 3300원(4.30%) 오른 8만100원에, 삼성중공업은 170원(2.68%) 상승한 6520원에, 대우조선해양은 전일 대비 300원(0.93%) 오른 3만2450원에 각각 마감됐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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