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록적 폭우에 돼지고기 수급 '비상'…"감염병 유행할 수도"

입력 2021-07-21 16:23   수정 2021-07-21 16:26


중국 중부 허난성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돼지고기 수급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홍수로 인해 아프리카 돼지열병 등 가축 감염병이 유행할 위험도 높아졌다.

21일 외신 등에 따르면 허난성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최소 12명이 사망하고 20만명 넘는 이재민이 생겼다. 허난성 이촨현의 댐에 균열이 생겨 붕괴할 위험이 높아지자 인민해방군 병력이 긴급 투입됐다. 허난성에서 집계한 직접 피해액은 7200만위안(약 128억원)으로 추산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허난성은 중국에서 두번째로 큰 돼지 생산지다. 세계 최대 돼지농장을 운영하고 가장 많은 식용 돼지고기를 가공하는 중국의 뮤안푸드는 이곳에 본사를 두고 있다. 이번 홍수가 돼지고기 가격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는 이유다.

농업컨설팅업체인 상하이JC인텔리전스(JCI)는 단기적으로 돼지고기 유통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브릭농업그룹의 린 궈파 애널리스트는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통상 홍수가 지난 뒤에는 감염병이 창궐한다. 가축도 예외는 아니다. 돼지 혈액이나 대변 등 있는 바이러스가 퍼져 건강한 돼지에게 질병을 옮기기 쉽다. 중국은 2018년 아프리카 돼지열병으로 홍역을 치른 뒤 서서히 회복해가고 있다. 중국 농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중국에서 구제역은 11건 확인됐다. 다만 변종이 나오고 잠복기가 길어지면 감염병에 걸린 축산물을 즉시 찾아내기 어려워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

허난성은 중국 최대 밀 재배지이기도 하다. 중국 밀 생산의 30%를 담당하고 있다. 이번 폭우가 밀 수확이 끝난 시기에 쏟아져 밀 값 급등 등으로 이어지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중국 내에서 양질의 밀 작물을 얻기 어려워지면 수입량이 늘어날 수 있다.

중국 내 계란 생산의 15%를 담당하는 지역도 허난성이다. JCI는 폭우로 계란 값이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옥수수와 면 생산에 미치는 영향을 제한적이다. 옥수수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 시기다. 이 지역에서 생산되는 면 직물은 중국 전체 생산량의 1%도 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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