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적자' 김경수 2년형 확정…7년간 출마 금지

입력 2021-07-21 18:12   수정 2021-07-22 02:40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지사가 대법원에서 징역 2년형이 확정됐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는 지사직을 잃게 됐다. 형 집행 기간을 포함하면 7년간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대법원 2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댓글 조작 혐의로 기소된 김 지사의 상고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21일 확정했다. 김 지사는 일명 ‘드루킹’ 김동원 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이던 문재인 대통령의 당선을 위해 자동화 프로그램(매크로)인 ‘킹크랩’으로 여론을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를 받았다. 2017년엔 김씨 측에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았다.

원심은 “김 지사가 킹크랩의 시연을 본 정황이 인정된다”며 댓글 조작 공모 혐의에 대해 징역 2년형을 선고했다. 센다이 총영사직 제안은 지방선거에 대한 대가는 아니었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과 허익범 특별검사 모두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원심에 법리적 오해가 없다”며 모두 기각했다.

대법원이 김 지사가 김동원 씨와 댓글로 여론을 조작했다는 혐의를 인정한 데에는 허익범 특검 측이 제출한 2016년 11월 9일 네이버 접속 로그 기록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김 지사는 지난 20일 대법원에 제출한 최후 진술문에서 “시연용이 의심된다고 한 로그 기록은 김씨 측이 자체적으로 킹크랩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나온 테스트 기록”이라고 재차 강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번 판결로 김 지사는 지사직을 박탈당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일반 형사 사건으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이 무효가 된다. 그는 형 집행이 끝난 뒤 5년간 선거에도 출마할 수 없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징역 2년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뒤 77일 동안 수감생활을 하다가 보석으로 풀려났다. 앞으로 22개월 동안 수감생활을 더 하게 된다. 김 지사가 만기 출소하는 시점은 2023년 5월, 피선거권이 제한되는 기간은 2028년 5월까지로 예상된다.

허 특검은 재판이 끝난 뒤 대법원에서 “인터넷 여론 조작 방식으로 선거운동에 관여한 행위에 대한 단죄”라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사실은 인정하면서 (지방선거가 아닌) ‘대선의 대가’로만 평가한 것은 아쉽다”고 했다. 김 지사 측 김성수 변호사는 “실체적 진실을 발견해주리라 믿었던 대법원에 큰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형이 확정됨에 따라 경상남도는 하병필 행정부지사 권한대행 체제로 전환됐다. 경상남도가 중점 추진해온 ‘부울경 메가시티’ 등의 굵직한 사업이 차질을 빚게 됐다는 것이 도 안팎의 평가다. 김 지사는 최근 민선 7기 3년차를 기념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동남권 메가시티 구축과 청년정책, 광역 교통망 확충 등에 남은 임기 동안 힘을 쏟아붓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지사 소속 당인 민주당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아쉬움을 나타냈다. 야권은 대통령과 민주당의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전주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김 지사가 문재인 캠프 핵심 인사였던 만큼 문 대통령과 민주당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현아/전범진/창원=김해연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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