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브랜드 최초로 연 2조원 매출을 기록한 LG생활건강 '더 히스토리 오브 후'(후)가 올해는 3조원을 넘본다. 후는 올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1조5000억원의 매출을 거둬 상반기 기준 신기록을 썼다. 후의 활약으로 LG생활건강 역시 상반기 최대 실적 기록을 경신했다.
후, 코로나 전 실적 넘었다…상반기에만 1조5000억 매출
22일 LG생활건강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후 매출은 전년 동기(1조700억원)보다 40% 증가한 1조5000억원을 올렸다. 상반기 매출은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 상반기(1조2400억원)보다도 21% 많은 수치다. 중국 시장에서의 선전이 실적 성장을 뒷받침했다.
후의 호실적은 중국 상반기 최대 대목인 '6·18 축제'를 통해 어느정도 예견됐다. 알리바바그룹 산하 '티몰' 기준 전체 스킨케어(기초화장품) 순위 6위에 오르며 굳건한 인기를 입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6·18 행사 성적에 비춰 후가 중국 내 화장품 수요 강세 수혜를 온전히 누리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2분기 중국 화장품 시장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 성장했는데 LG생활건강은 톱 티어(선두권) 지위를 계속 유지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왕후', '궁중문화' 등을 브랜드 가치로 내세운 고가 화장품 브랜드 후는 LG생활건강을 K-뷰티 선두주자로 끌어올린 브랜드다. 2013년 2037억원이던 연매출은 급성장을 거듭해 2018년 국내 화장품 업계에서 처음으로 연 매출 2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연매출 기준으로는 1% 증가한 2조6100억원을 거뒀다.
업계 일각에선 올해 연간 매출이 3조원을 달성할 가능성도 점친다. 보습과 안티에이징 등 기초화장품 군이 주축인 후의 매출은 상반기보다 하반기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앞서 후는 후는 출시 14년 만인 2016년 매출 1조원을 돌파했고, 다시 2년 만(2018년)에 2조원을 달성했다. 코로나19 악재에도 3년 만에 3조원 벽까지 넘을지 관심이 모인다.
'차석용 매직' LG생활건강, 상반기 사상 최대 실적 경신
후를 비롯한 럭셔리 화장품의 선전으로 LG생활건강은 올해 상반기 누계 기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LG생활건강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706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상반기 매출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10.3%, 10.6% 증가한 4조581억원과 4852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은 "역대 상반기 중 사상 최대 매출, 영업이익, 순이익을 경신했다"며 "뷰티와 데일리 뷰티를 합산한 전체 화장품 매출은 2조9111억원, 영업이익은 5732억원으로 각각 14.9%, 17.4%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사업부별로 뷰티 사업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14.3%, 18.4% 증가한 2조2744억원, 4833억원을 거뒀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 판매 호조와 중국 사업 성장이 실적 회복을 도왔다. 후의 매출이 40% 급증했고 오휘와 오휘더퍼스트 매출도 31%, 76%씩 성장했다.
생활용품을 담당하는 HDB 사업부의 상반기 매출은 8% 늘어난 1조169억원을 거뒀다. 영업익은 1250억원으로 2.7% 감소했다. 지난해 코로나19 여파로 급증한 위생용품 수요가 줄어들면서 영업익도 줄었다는 설명이다.
음료사업부인 리프레시먼트 사업의 매출은 2.5% 증가한 7668억원, 영업익은 0.7% 감소한 1080억원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음료 사업에 대해 "국내 최대 캔 생산업체에 발생한 화재로 장기간 생산이 중단되면서 캔 가격 상승이 이어졌고, 페트병 원재료 가격이 오르는 등 원·부자재 가격 압박으로 수익성 개선은 어려웠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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